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에 명칭 사용명목 등으로 지급한 로열티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결제망과 상관없이 국내에서만 사용한 신용카드에 대해서도 연간 1000억원 이상이 비자·마스타카드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됐다.
국내 카드사들이 지급하는 수수료는 결국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제브랜드카드 발급 및 수수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비자·마스타카드 등 국제브랜드카드사와 제휴를 맺은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이들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2041억원에 달했다.
'비자'와 '마스타'가 찍힌 해외겸용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한 경우 낸 수수료가 1246억원이었고, 해외에서 사용한 경우에는 295억원의 수수료가 지급됐다. 국내 사용에 따른 수수료가 해외 사용으로 내는 수수료보다 매년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여기에 카드발급 유지 수수료 명목으로도 501억원이 지급됐다.
비자·마스타카드 등과 제휴를 맺은 카드사들은 국내 신용판매에 대해서는 각각 0.04%, 국외의 경우에는 각각 0.2%, 0.204%를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마스타카드에는 국내 현금서비스에 대해서도 0.01%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불필요한 국제브랜드카드 발급을 줄이려고 유도하고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안 내도 되는 카드를 출시하면서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2011년 64.9%에서 지난 6월 52.9%로 줄었지만 수수료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사들이 지급한 총수수료는 지난 2010년 1395억원, 2011년 1644억원, 2012년 1818억원, 2013년 2041억원으로 매년 10% 이상씩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월호 침몰에 의한 소비 침체에도 불구, 이미 총 970억원에 달했다.
김영환 의원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해 해외 결제망을 이용할 때 수수료를 내는 것은 몰라도 순전히 국내에서 국내망을 이용해 결제하는 데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런 부담이 연회비 상승 요인이 돼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갈 수 있는 만큼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위가 작년 이 문제를 개선하려고 했지만 '국제브랜드카드사와 국내 카드사 간 국제 계약에 따라 수수료 지급이 결정되는 만큼 정부 개입은 곤란하다'며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불합리한 계약 관계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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