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01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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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이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운영권을 가진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7월 사모펀드 IMM PE를 파르나스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현재 답보상태다. GS그룹 내부에서 IMM PE 대신 계열사로 매각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영향이 컸다.
1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파르나스호텔을 계열사로 넘기는 수순을 넘어 매각 재입찰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로 매각할 경우 후폭풍을 염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GS그룹 관계자는 "한전부지가 현대자동차그룹에 고가에 매각될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해 IMM PE와 협상해왔던 매각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며 "현 상태에서 매각될 경우 매각에 관여했던 GS그룹 내 이사진이 훗날 배임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배임이슈를 피하려면 재입찰을 진행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파르나스호텔을 제3자에 매각하지 않기 위한 GS그룹의 꼼수라는 지적이다. M&A 업계를 비롯해 로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 상태에서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해도 이사진들이 배임 문제에 얽힐 가능성은 낮다. 올해 초부터 한전부지 매각이 예고됐고 매각 후광효과도 이미 파르나스호텔 매각가에 포함돼 있어서다. 지난해말 기준 파르나스호텔 장부가가 4734억원이지만 몸값이 7000억원 이상까지 뛴 이유도 여기에 있다.
M&A업계 일각에서는 파르나스호텔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매각 여부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GS그룹이 막판에 우선협상대상자와 가격조건 등에서 협상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철회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 같은 전망에 GS건설은 진성매각임이라고 대응해왔다.
GS그룹은 이후 본격적으로 M&A 절차를 밟아 우선협상자로 IMM PE를 선정해 가격조건까지 맞췄다. 그런데 부동산업계 예상과 달리 최근 한전부지가 고가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오너 일가의 마음이 또 흔들린 것.
GS그룹은 아직 파르나스호텔 매각 향방을 결정하지 않았다. 만약 재입찰카드를 꺼내면 GS그룹 계열사가 아닌 제 3자로의 매각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전망이다. GS그룹이 지금보다 매각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절한 인수 후보자가 없어서다. 본입찰에 참여하며 유력후보로 꼽혔던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 거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인수를 포기한 이유도 GS그룹이 원하는 수준까지 가격을 맞춰줄 수 없어서였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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