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김옥찬, 이동걸·황영기 급부상"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8명으로 압축, 각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간 치열한 접전을 예상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8명으로 압축된 1차 후보군에 2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부출신으로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과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을 선정했다.
외부출신으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이 포함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부출신 유력후보로 부각하고 있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은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과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으나 학내 시위 전력 등으로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해 영입,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과 KB금융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내부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강점을 가진 그는 어윤대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히기도 했다.
다만 2004년 국민은행 부행장 역임 중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경력이 약점이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김옥찬 전 부행장은 국민은행에서 행원으로 출발한 순수'KB맨'이다.
그는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이건호 전 행장과 경합했다가 물러난 뒤 1년 만에 회장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부행장은 1982년 입행해 30여 년 일한 '재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소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다.
다만 은행뿐 아니라 그룹 전체를 관리한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또 국민은행 출신으로 주택은행계와의 갈등 요인이 약점으로꼽힌다. 차기 회장 인사에 개입하고 있는 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도 주택은행 출신이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온화한 성품을 갖춰'덕장'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부사장, 카드사 설립기획단 부단장, 카드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KB금융 내부사정에 밝은 게 강점이다.
다만 학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조직관리 측면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 보험업계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후 국민은행에서 국민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 기틀을 다졌다.
외부출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40년간의 풍부한 금융권 경력이 강점이다.
이 전 부회장은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과 상무, 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후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에 임명된 후 유상증자로 덩치를 키우고 공격적인 투자은행(IB)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때도 유력한후보로 현 한동우 회장과 접전을 벌였다.
특히, 그는 2012년 말 금융인 1000여 명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금융권 마당발로 통한다.
TK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이면서 약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낙하산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간 채널 싸움과는 무관하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왕의 복귀'성공 여부로 이목을 끌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외국계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증권·은행, 금융지주사 임원과 CEO 등을 두루 거친 풍부한 경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KB금융 회장 재임시절 우리은행 파생상품 손실 문제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아 1년 만에 중도 하차했다.
그는 이 징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난해 최종 승소해 명예 회복했다.
최근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금융감독당국의 중징계를 받고 억울하다며 거세게 반발한 사건이 떠오른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KB금융 이사회가 의도적으로 황 전 회장을 후보로 선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그의 '와신상담'은그 자체가 강점이면서도 약점으로 꼽힌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13년간 은행장으로 재직, 최장수 은행장으로 유명하다. 그의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 공헌하며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는 등 금융당국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그러나 현 씨티은행의 저조한 실적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후보군으로 깜짝 등장한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은 회계, 경영 부문의 전문가다.
외환위기 때 은행경영평가위원장을 역임, 현재는 대한상의 금융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은행, 보험,증권 등 금융권 경험이 적은 게 단점으로 꼽힌다.
KB금융 회추위는 1차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2주간 평판조회를 실시하고 오는 16일 2차 후보 4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이 총 8명중 후보 중 3명에게 차등(1~3순위)을 두고 추천한 뒤 상위 득점자 4명을 추려내는 방식이다.
이어 오는 30일 열리는 회추위에서 90분간 심층면접을 거쳐 회추위원들의 3분의 2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를 회장 내정자로 확정한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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