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덕(?)에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영화 관계자들이 많은 해운대. 지난 3일 밤 하반기 기대작 중 한 편을 투자 배급하는 회사가 주관한 술자리에 갔다. 이 회사의 하반기 최고 기대작을 위한 사전 홍보 차원의 행사였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 측 관계자들은 스태프 각자와 표준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 조건을 충족시키려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그로 인해 제작비가 3억 원가량 더 들었고, 또 개개인과 계약을 해야 하는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을 해낸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작 작품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다. 제작비가 상승한 것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표준계약서와 최저임금 보장이 다른 영화들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답도 했다.
다른 생각을 해봤다. 이들의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이 이 영화 제작비의 주된 상승 요인은 아니다. 영화의 주연 배우들이 몇억 원대의 돈을 받는 것과 편당 기본이 수천만 원을 받는 드라마 연기자들과 비교하면 막내 스태프들에 들어가는 비용은 코 묻은 돈에 불과하다. 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가 80명이 정도 된다고 하니 3억 원을 나누면 개인에게 375만 원이 돌아간다. 3개월을 촬영한다고 하면 간신히 1000만 원을 넘을 뿐이다. 차등 지급되니 더 적어질 수도 있다. 이 일은 막내들에게는 몇 년씩 보장돼 있지 않은 임시직이니 연수익은 더 낮다.
관계자는 시니어급 스태프들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중요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하고 열정을 다하는 데 막내급들은 그렇지 않다. 한 달 일하고 그만둔다. 그러면 다시 또 사람을 뽑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스템은 할리우드 방식인데 우리도 이런 식으로 되어가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할리우드 방식 맞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 이십세기폭스가 전액 투자한 작품인 ‘슬로우 비디오는 제작사 기쁜우리젊은날과 계약하면서 ‘수익이란 무엇인가란 정의와 관련한 계약서만 64장을 작성했다. 스태프는 누가 참여했는지 등 서로를 위해 계약서를 꼼꼼하게 따졌다. 한국영화 같으면 모든 관련 사항이 계약서 12장으로도 충분하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겼을 게 많다. 지금이라도 그나마 할리우드처럼 제대로 된 계약이 이뤄지게 된 건 서로에게 다행이다.
그간 그토록 많이 언급된 스태프들의 근로기준, 최저임금 보장 등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배우들의 출연료 삭감은 언감생심 말도 꺼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대작 영화의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배우들의 출연료 삭감이 제작비를 줄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전혀 별개의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제작비 상승의 문제점에 대해서 배우들의 출연료를 깎는 건 논외라는 시각이 많다. 배우들의 출연료가 깎여도 그 돈이 스태프들에게 돌아가는 건 아니기 때문이란다. 차라리 그 돈을 분장과 특수 효과에 투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 같은 시선이라 안타깝다. 소규모 제작 영화를 제외하고는 미담 사례도 없다.
이 영화의 감독은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가 아니라서 특수휴과에 많은 돈이 들어갔는데 그 티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문제는 스태프들의 노고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점이다.
jeigun@mk.co.kr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덕(?)에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영화 관계자들이 많은 해운대. 지난 3일 밤 하반기 기대작 중 한 편을 투자 배급하는 회사가 주관한 술자리에 갔다. 이 회사의 하반기 최고 기대작을 위한 사전 홍보 차원의 행사였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 측 관계자들은 스태프 각자와 표준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 조건을 충족시키려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그로 인해 제작비가 3억 원가량 더 들었고, 또 개개인과 계약을 해야 하는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을 해낸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작 작품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다. 제작비가 상승한 것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표준계약서와 최저임금 보장이 다른 영화들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답도 했다.
다른 생각을 해봤다. 이들의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이 이 영화 제작비의 주된 상승 요인은 아니다. 영화의 주연 배우들이 몇억 원대의 돈을 받는 것과 편당 기본이 수천만 원을 받는 드라마 연기자들과 비교하면 막내 스태프들에 들어가는 비용은 코 묻은 돈에 불과하다. 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가 80명이 정도 된다고 하니 3억 원을 나누면 개인에게 375만 원이 돌아간다. 3개월을 촬영한다고 하면 간신히 1000만 원을 넘을 뿐이다. 차등 지급되니 더 적어질 수도 있다. 이 일은 막내들에게는 몇 년씩 보장돼 있지 않은 임시직이니 연수익은 더 낮다.
관계자는 시니어급 스태프들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중요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하고 열정을 다하는 데 막내급들은 그렇지 않다. 한 달 일하고 그만둔다. 그러면 다시 또 사람을 뽑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스템은 할리우드 방식인데 우리도 이런 식으로 되어가는 것 같다”고 짚었다.
할리우드 방식 맞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 이십세기폭스가 전액 투자한 작품인 ‘슬로우 비디오는 제작사 기쁜우리젊은날과 계약하면서 ‘수익이란 무엇인가란 정의와 관련한 계약서만 64장을 작성했다. 스태프는 누가 참여했는지 등 서로를 위해 계약서를 꼼꼼하게 따졌다. 한국영화 같으면 모든 관련 사항이 계약서 12장으로도 충분하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겼을 게 많다. 지금이라도 그나마 할리우드처럼 제대로 된 계약이 이뤄지게 된 건 서로에게 다행이다.
그간 그토록 많이 언급된 스태프들의 근로기준, 최저임금 보장 등이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이다. 하지만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배우들의 출연료 삭감은 언감생심 말도 꺼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대작 영화의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배우들의 출연료 삭감이 제작비를 줄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전혀 별개의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제작비 상승의 문제점에 대해서 배우들의 출연료를 깎는 건 논외라는 시각이 많다. 배우들의 출연료가 깎여도 그 돈이 스태프들에게 돌아가는 건 아니기 때문이란다. 차라리 그 돈을 분장과 특수 효과에 투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 같은 시선이라 안타깝다. 소규모 제작 영화를 제외하고는 미담 사례도 없다.
이 영화의 감독은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가 아니라서 특수휴과에 많은 돈이 들어갔는데 그 티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문제는 스태프들의 노고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점이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