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기 SDS지분 헐값매각 논란
입력 2014-10-05 17:09  | 수정 2014-10-05 19:54
삼성전기가 삼성SDS 상장 때 보유 중인 이 회사 지분(7.88%)을 모두 공모로 매각하기로 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장외주식 정보업체 프리스탁에 따르면 삼성SDS 장외 거래가격은 30만7500원이다. 주당 15만~19만원인 삼성SDS 공모가 가격 범위를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대개 장외거래가격 수준이 된다.
삼성SDS 공모가가 19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시초가 형성 범위는 17만1000~38만원이다. 따라서 상장 시초가를 현 장외가 수준인 30만원으로 가정한다면, 삼성전기가 보유 중인 지분가치는 1조8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구주매출은 공모가로 주식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공모가를 19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삼성전기가 구주매출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1조1589억원에 그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SDS가 신주 발행 없이 구주매출로만 상장하기로 한 건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의 삼성SDS 지분율이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너 일가가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지배구조상 중요도가 낮은 삼성전기가 구주매출을 맡는 것으로 역할이 정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SDS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22.58% △삼성물산 17.0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0.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3.90%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3.90% 등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당히 높다. 상장 후 삼성SDS 지분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한 삼성전기 지분을 정리하는 게 삼성그룹 입장에선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삼성전기의 구주매출을 무조건 헐값 매각으로 몰아세우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삼성생명의 경우 상장 첫날 11만9500원의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이후 4년4개월간 종가 기준으로 단 한 차례도 시초가를 넘어서지 못했다"며 "8%에 가까운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기 위해선 결국 구주매출밖에 방법이 없는 만큼, 이번 구주매출을 헐값 매각이라고만 보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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