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4주간 일정이 시작됐다. 내ㆍ외부 4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은 앞으로 2주간 평판조회를 거쳐 오는 16일 KB금융지주 이사회의 4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4명으로 압축된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이 총 8명 후보 중 3명에게 차등(1~3순위)을 두고 추천한 뒤 상위 득점자 4명을 추려내는 방식이다. 이어 오는 30일께 열리는 회추위에서 90분간 심층면접을 거쳐 회추위원들의 3분의 2 지지를 받은 후보자가 회장 내정자로 낙점된다.
큰 그림에서 보면 균형감 있게 내부 2명, 외부 2명 인사가 골고루 2차 후보군으로 압축돼 최종면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 컨설팅회사가 실시하는 평판조회에서 돌발변수가 나올 수 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후보 이름이 공개되면서 언론 뿐아니라 노조, 시민단체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KB 사태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에서 KB금융그룹을 이끌 제대로 된 최고경영자(CEO)를 뽑아야 한다는 열망도 크다.
이로 인해 과거에 비해 청와대나 금융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회장을 직접 뽑는 사외이사 9명의 판단력이 중요해졌다.
회추위 내부에선 외부 인사 중 하영구ㆍ이동걸 후보가, 내부 인사로는 윤종규ㆍ김옥찬 후보가 초반에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 KB 내부출신 4인
KB금융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부 출신으로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됐고 충북대 교수로 일하면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KB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 기틀을 다졌다.
김옥찬 전 부행장은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건호 전 행장과 경합했다가 물러난 뒤 1년 만에 회장 후보군으로 돌아왔다. 김 전 부행장은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국민은행에서 30여 년 일한 '재무통'이다. 국민은행 출신이다 보니 주택은행 출신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한 데다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지만 학내 시위 전력으로 인해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그를 '삼고초려'해 영입했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 외부 전문가 4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국내 최장수 은행장으로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부터 통합(한미은행+씨티은행 서울지점) 씨티은행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하 행장은 과거 KB지주 회장 후보로 많이 거론됐고 그동안 고사해왔으나 이번에는 강한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40년간의 풍부한 금융권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2012년 말 금융인 1000여 명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금융권 마당발이다. 경북사대부고ㆍ영남대를 졸업한 정통 TK 출신이란 점이 강점이면서 약점이다. 이 전 부회장은 "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한 KB금융그룹이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손실 문제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아 1년 만에 중도 하차했다.
황 전 회장은 이 징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난해 최종 승소했다. 황 전 회장은 "KB에서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KB 조직을 강한 조직으로 만듦에 있어 잘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보군으로 깜짝 등장한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은 KB금융지주에 건강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금융권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회장은"외환위기 때 은행경영평가위원장이었고 현재 대한상의 금융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KB가 리딩 뱅크가 되도록 통합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외부 출신은 노조 반발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외부 인사가 오면 금융노조와 연대해 출근 저지 투쟁 등 반대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계만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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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에서 보면 균형감 있게 내부 2명, 외부 2명 인사가 골고루 2차 후보군으로 압축돼 최종면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 컨설팅회사가 실시하는 평판조회에서 돌발변수가 나올 수 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후보 이름이 공개되면서 언론 뿐아니라 노조, 시민단체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KB 사태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에서 KB금융그룹을 이끌 제대로 된 최고경영자(CEO)를 뽑아야 한다는 열망도 크다.
이로 인해 과거에 비해 청와대나 금융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회장을 직접 뽑는 사외이사 9명의 판단력이 중요해졌다.
회추위 내부에선 외부 인사 중 하영구ㆍ이동걸 후보가, 내부 인사로는 윤종규ㆍ김옥찬 후보가 초반에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 KB 내부출신 4인
KB금융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부 출신으로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됐고 충북대 교수로 일하면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KB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 기틀을 다졌다.
김옥찬 전 부행장은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건호 전 행장과 경합했다가 물러난 뒤 1년 만에 회장 후보군으로 돌아왔다. 김 전 부행장은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국민은행에서 30여 년 일한 '재무통'이다. 국민은행 출신이다 보니 주택은행 출신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한 데다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지만 학내 시위 전력으로 인해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그를 '삼고초려'해 영입했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 외부 전문가 4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국내 최장수 은행장으로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부터 통합(한미은행+씨티은행 서울지점) 씨티은행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하 행장은 과거 KB지주 회장 후보로 많이 거론됐고 그동안 고사해왔으나 이번에는 강한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40년간의 풍부한 금융권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2012년 말 금융인 1000여 명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금융권 마당발이다. 경북사대부고ㆍ영남대를 졸업한 정통 TK 출신이란 점이 강점이면서 약점이다. 이 전 부회장은 "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한 KB금융그룹이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손실 문제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아 1년 만에 중도 하차했다.
황 전 회장은 이 징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난해 최종 승소했다. 황 전 회장은 "KB에서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KB 조직을 강한 조직으로 만듦에 있어 잘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보군으로 깜짝 등장한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은 KB금융지주에 건강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금융권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회장은"외환위기 때 은행경영평가위원장이었고 현재 대한상의 금융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KB가 리딩 뱅크가 되도록 통합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외부 출신은 노조 반발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외부 인사가 오면 금융노조와 연대해 출근 저지 투쟁 등 반대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계만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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