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라이베리아 출국 때 거짓답변…"처벌할 것"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지난달 라이베리아를 출국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노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라이베리아 항공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던컨이 지난달 19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로버츠국제공항에서 출국하면서 "에볼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최근 21일간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공항 당국자는 "그가 질문지에서 거짓말을 했다"면서 "사실대로 대답했더라면 우리는 즉각 출국을 금지하고 정밀검사를 의뢰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몬로비아에 거주했던 40대 중반의 남성인 던컨은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야 병원을 찾았고, 9월 3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로 판정받았습니다. 그는 현지 출국 시에는 발열 등 어떠한 자각증상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던컨은 지난달 15일 몬로비아에서 에볼라 환자의 병원 이송을 돕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볼라로 지난달 16일 숨진 19세 여성 마탈렌 윌리엄스의 부모와 이웃들은 그녀가 경련을 일으키자 던컨이 그녀를 병원으로 옮기는 일을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던컨은 지난달 19일 라이베리아를 떠나 다음날 귀국했고 26일 친척을 만나러 텍사스에 왔다가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에 병원 측은 항생제만 처방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이틀 후 증상이 심해진 던컨은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NYT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객을 상대로 감염 여부를 가리고 있지만, 감염자가 제대로 식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CDC는 그동안 에볼라 피해국인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당국에 대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는 출국자들의 감염 여부를 철저히 살필 것을 촉구해왔고, 지난 8월 초에는 현지에 의료진을 보내 정부 관리와 공항 직원을 상대로 감염자 선별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CDC의 이동·격리국에서 일하는 니콜 코언 박사는 얼마나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런 방법이 현지에서 실천되고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공항 직원들이 출국자들에게 에볼라 바이러스 노출 여부, 자각증상 여부 등을 묻고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나 이는 여행자의 솔직한 신고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항공회사 연합체인 '에어라인즈 포 아메리카(Airlines for America)'에 따르면 2013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시에라리온에서 미국으로 1만명 이상이 입국했고, 라이베리아에서는 1만7000명 이상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라이베리아 공항청 이사회 비냐흐 케셀리 회장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던컨이 라이베리아에 다시 오면 그를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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