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6일연속 하락한 코스피…외국인 매도 언제 멈추나
입력 2014-10-02 17:20  | 수정 2014-10-02 23:51
2일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락해 1976.16으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안내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코스피가 6일 연속 하락하며 증권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됐던 △엔저 쇼크 △기업실적 부담 △중국 경기불안 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미국 테이퍼링 종료를 앞두고 달러 강세가 현실화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주가 하락세가 어느 선에서 저지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5.38포인트(0.77%) 하락한 1976.1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이후 6일 연속으로 떨어지며 주가가 하반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는 일주일 사이에 무려 59.48포인트(2.9%)나 떨어졌다. 지금까지 하반기 최저점은 지난 7월 11일의 1988.74였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1.51%) SK텔레콤(0.51%) 신한지주(0.63%)가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고 삼성전자(-1.3%) 현대차(-4.51%) 포스코(-2.83%) 현대모비스(-4.80%) 등 대부분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3676억원이나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400억원, 1000억원 이상을 사들였지만 지수 방어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가 하반기 최저점을 찍으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10월 코스피 밴드 하단(1960~1970선)보다 지수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지지선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라고 가정할 때 직전 분기 기준은 1880이고, 12개월 선행으로 볼 땐 1950"이라며 "코스피 조정 저점이 이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지난달 말 밸류에이션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에 육박해 부담이 컸던 상황"이라며 "지수가 192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장세가 밝지 않은 이유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가는 패턴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25일~10월 1일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1억2700만달러) 대만(-10억8300만달러) 인도(-7000만달러) 인도네시아(-3억1400만달러) 등 대부분 아시아 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상반기만 해도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에 몰렸지만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떠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외국인의 순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증시를 짓눌렀던 엔저ㆍ기업실적 부담ㆍ중국 경기불안 등 '3중고'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7~8월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했지만, 기업 실적으론 이어지지 않은 상태"라며 "신흥국에 대한 매도세 속에서 기업 실적 우려까지 더해지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를 일단락시킬 변곡점을 찾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ECB 통화정책회의(2일)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7일 예상)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28~29일) 등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 경기 부양 의지가 확인되면 유로화 자산에 대한 수요 증대로 유로 약세ㆍ달러 강세가 완화될 것"이라며 "유럽계 자금이 증시에 수혈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6~8월 들어온 외국인 자금(1조2000억원) 가운데 1조원이 빠져나간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 중ㆍ후반 정도로만 나온다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정부의 경기부양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내수부양 정책 처리가 탄력을 받거나 이달 중순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하 소식이 나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손동우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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