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례광풍` 타고 중대형 살아나나
입력 2014-10-02 17:13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견본주택에서 청약자들이 중대형인 전용 139㎡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물산]
중대형 아파트인 '위례 자이'는 지난 1일 1ㆍ2순위 청약에서 13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01~134㎡로 이뤄졌는데도 451가구 모집에 6만2670명이 신청해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면적별로는 전용 101~134㎡ 유닛 중 면적이 가장 큰 전용 134㎡ 펜트하우스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평균 369.5대1 경쟁률을 보인 것. 서울ㆍ인천 1순위 경쟁률은 738대1에 달했다. 중소형에만 사람이 몰리고 면적이 클수록 수요가 줄어들던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분양 관계자는 "9ㆍ1대책 이후 택지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며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운 30ㆍ40대 가족 단위 방문객이 견본주택을 가득 메웠던 만큼 당첨자 발표 후 계약이 빠르게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주택 시장에 온기가 돌자 몇 년 째 '냉골'이던 중대형 아파트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고가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구매 심리가 살아나면서 서울 강남ㆍ위례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가 몰리고 청약 성적도 좋다. 수도권 중대형 미분양 단지에도 큰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의 발길이 부쩍 늘면서 '완판(완전판매)'에 성공하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짓는 '청라 더샵 레이크파크'는 지난달 전용 100~209㎡ 미분양 물량이 평소보다 3배가량 많은 30여 건이 계약됐다. GS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김포한강 센트럴자이'도 면적이 가장 큰 전용 100㎡ㆍ107가구가 제일 먼저 완판에 성공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늘면서 한 주에 200건 이상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전국 기준 전용 85㎡ 초과 미분양 주택은 1만6955가구로 한 달 만에 2227가구가 확 줄었다. 지난 4~7월 미분양 주택이 1만9000가구 선에서 머물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기에서 1141가구, 인천 185가구, 서울 74가구가 줄어 수도권에서만 한 달 사이 중대형 1400가구가 계약됐다.
특히 중대형 중에서도 132~148㎡(약 40~45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평면 설계 장점이 많고 상품성이 좋아서다. 거실과 방 서너 개를 나란히 배치하는 4ㆍ5베이(Bay)는 중소형 아파트에도 가능하지만 전면부를 길게 일자로 늘려야 하다 보니 자칫 복도나 주방과 거실 사이가 협소해질 수 있어 중대형 아파트에 도입할 때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 거실과 침실 사이에 알파룸을 두거나 주방 펜트리, 침실 안쪽에 널찍한 드레스룸, 홈오피스, 파우더룸, 마스터룸 등 '비밀 공간'을 집안 곳곳에 확보할 수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실례로 견본주택 방문객의 호응이 가장 컸던 위례 자이 전용 121㎡ TB형(약 45평)은 3면 개방형 5베이로 바깥에 마당처럼 쓸 수 있는 테라스를 뒀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드레스룸과 별도로 파우더룸을 만들거나 남성을 위한 서재나 스터디룸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50평 이상은 가격부터 부담스럽지만 40평 초ㆍ중반대는 3~4인 가족이 생애주기에 맞춰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중소형 쏠림'이 심해지면서 중대형 공급이 줄자 향후 희소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싹트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18만5598가구) 가운데 132㎡(약 40평) 이상 물량은 8993가구로 4.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만 해도 전체 분양 물량 중 20%를 차지했지만 매년 줄더니 5%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 정부의 부양책과 건설사의 할인 분양 3박자가 맞아떨어져 중대형을 찾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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