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NAVER-NHN엔터 결별로 이해진측 지분율 5%대로…경영권 `흔들`
입력 2014-10-02 15:08 

NAVER와 NHN엔터가 지분 관계를 정리하면서 NAVER 창업자인 이해진 NAVER 이사회 의장측 지분율이 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의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안정적인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아 경영권 방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일 NAVER는 자사의 최대주주가 이해진 외 9인에서 국민연금공단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전까지 이해진 의장(4.64%), 이준호 NHN엔터 회장(3.74%) 등 NAVER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이해진 의장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9.00%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NAVER와 NHN엔터가 결별하는 과정에서 이준호 NHN엔터 회장이 특수관계인에서 빠졌고 자연스레 국민연금이 최대주주가 됐다. 이해진 의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이제 5.15%까지 낮아졌다.

국내 증시에서 오너측의 지분율이 이렇게 낮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지분율이 3%대이긴 하지만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관계사가 11%의 지분을 갖고 있어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도 정몽구 회장 지분율은 5%지만 현대모비스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의 지분율이 낮으면 자연스레 적대적 M&A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이해진 의장측의 지분 가치는 1조3400억원 수준이다. 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경영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음을 감안하면 누구라도 1조34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시가총액 26조원에 달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의장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오를 대로 오른 주가다. NAVER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흥행 성공으로 주가가 급등해 현재 시가총액이 26조원까지 늘었다. 따라서 이 의장이 지분율을 1% 올리려면 2600억원, 10%를 늘리려면 2조6000억원이 필요하다.
적지 않은 재벌가 2세들은 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그 회사에 그룹의 일감을 몰아줘 회사를 급성장시키는 방식으로 부를 증식시켰다. 하지만 이해진 의장이 NAVER가 거느리고 있는 국내외 85개 계열사 가운데 단 한 곳의 지분도 갖지 않고 있다.
지난해 NHN을 NAVER와 NHN엔터로 분리할 당시 이해진 의장은 NHN엔터의 지분도 4.64%를 받았다. 이 가운데 3.64%를 전날 이준호 회장에게 매각했다. NHN엔터 지분 4.64% 가치는 627억원으로 이를 전량 처분하고 이 돈을 모두 NAVER 주식을 사는 데 쓰더라도 지분율은 0.16% 밖에 오르지 않는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의 지분율이 낮은 것은 한두해의 문제가 아닌데 내부적으로는 오너보다 리더의 느낌으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왔다"라며 "특히 이 의장이 진두지휘한 라인이 대박이 나면서 당분간은 사내 입지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실적이 주춤해지는 시기가 된다면 낮은 지분율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