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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약속 지킨 태극낭자…지소연 銅 선물 받다
입력 2014-10-01 18:50 
태극낭자는 약속을 지켰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이겨 영국으로 떠난 지소연에게 동메달을 선물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약속을 지켰다. 윤덕여호의 태극낭자들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에게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선물했다.
한국은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이겨 3위에 올랐다. 지소연은 가슴 따뜻한 동료들의 도움 속에 2회 연속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날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지소연의 이름 옆에 ‘N이라고 표기됐다. 경기에 뛸 수 없다(Not Eligible to Play)는 표시였다. 지소연은 경기장에 없었다. 소속팀 일정으로 하루 전날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끝까지 남아 힘을 보태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이역만리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소연의 바람과 달리 이날 경기는 TV 공중파로 생중계되지 않았다. 레슬링, 태권도, 농구, 핸드볼, 체조 등 다른 종목에 밀려 편성되지 않은 것. 보기 힘들었으나 마음으로 전해질 지소연의 파이팅이었다.
지소연은 없었지만 태극낭자들과 함께 뛰었다. 혼자 너무 많은 걸 짊어지려 하려는 지소연을 위해서도 동메달을 꼭 따 선물하겠다던 선수들이었다. 지소연과 친구인 김혜리(현대제철)는 우리가 원하는 메달색은 아니지만 영국에 도착하는 너에게 동메달을 꼭 선물할게”라고 약속했다.
힘이 들었다. 지난달 29일 북한과 준결승 이후 이틀 만에 치르는 경기였다. 지난 경기의 피로도 다 풀리지 않았다. 대회 막바지라 체력도 바닥났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틀 전 남북전과 같은 속도전 잇는 경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한 발 더 뛰며 또 한 번의 투혼을 펼쳤다.
경기 내내 베트남을 몰아붙였지만 베트남의 골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크로스바를 강타하거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베트남 골키퍼는 야속하게 ‘야신 모드였다.
지소연은 소속팀 일정으로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베트남과 동메달 결정전에 뛰지 못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하지만 초조해하지 않았다. 흐트러짐 없이 준비한대로 했다. 그리고 후반 10분 권하늘(부산상무)가 중거리포로 선제 득점을 넣었다. 첫 골이 들어가니 봇물이 터지듯 화끈한 골 잔치가 펼쳐졌다. 후반 12분 정설빈(현대제철)에 이어 후반 21분 박희영(대전스포츠토토)의 연속골이 터졌다. ‘눈물공주가 됐던 지소연도 활짝 웃게 만든 화끈하고 시원한 대승이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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