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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銅-銅’ 창피했던 女축구, 어여쁜 ‘효녀’ 됐다
입력 2014-10-01 18:49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한국 여자축구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획득하면서 새로운 ‘효녀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이겼다. 역대 베트남전 7전 전승. 준결승에서 북한에 석패했던 아쉬움을 달래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3위를 차지, 한국 선수단에 동메달을 안겼다. 비록 목표한 첫 결승 진출과 첫 금메달 획득은 이루지 못했으나 꽤 값진 성과였다.
한국은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꺾고 2회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여자축구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8강까지 29득점 무실점으로 4연승을 내달렸다. 북한과도 명승부를 펼쳤다. 과거처럼 무기력하지 않았다. 대등했고 이길 뻔도 했다. 이제는 달라졌고 강해졌다는 걸 보여줬다. 동시에 핸드볼, 하키, 배구, 농구 등과 함께 효녀 구기종목 대열에 합류했다.
여자축구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와 함께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도 시작했다. 대표팀을 꾸려 첫 참가한 베이징 대회 성적은 참담했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30골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한은경의 결승골로 홍콩을 꺾고 첫 승을 거두며 6개 팀 가운데 5위에 올랐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3패로 탈락했지만 1998년 방콕 대회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희망을 엿봤다. 그리고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가장 많은 ‘2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2006년 도하 대회까지 한국은 여자축구의 변방이었다. ‘3강 일본, 북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 3개국만 만나면 졌고 또 졌다. 그냥 진 것도 아니고 대패였다. 이들을 넘지 못하고선 메달의 꿈은 꿈꾸기 힘들었다.
여자축구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첫 메달을 깨물어 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의미가 큰 대회였다. 비록 패했지만 준결승에서 북한과 연장 혈투를 치렀고 중국과 두 번 겨뤄 패하지 않았다. 만리장성을 넘고서 ‘3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이다.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4년 후 인천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시상대에 올라 환호했다. 중국을 밀어내고 ‘No.3가 됐다. 한때 창피스러웠던 여자축구는 24년 만에 위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믿음직한 메달 종목이 됐다. 지금은 동메달이지만 앞으로 은메달, 나아가 금메달까지 도전할 가능성까지 키웠다.

※역대 아시아경기대회 여자축구 성적
1990년 베이징 대회 | 1승 4패 2득점 30실점 | 5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 3패 무득점 9실점 | 조별리그 탈락
1998년 방콕 대회 | 1승 1무 1패 8득점 4실점 | 조별리그 탈락
2002년 부산 대회 | 2승 3패 6득점 8실점 | 4위
2006년 도하 대회 | 2승 3패 7득점 10실점 | 4위
2010년 광저우 대회 | 3승 1무 1패 14득점 4실점 | 3위
2014년 인천 대회 | 5승 1패 33득점 2실점 | 3위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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