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ELS 월발행액 8조 첫 돌파
입력 2014-10-01 17:28 
주가연계증권(ELS)이 재테크 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월간 발행액 사상 최대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저금리 국면에서 국내 주식시장도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박스권 횡보장에서도 연 5~8%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ELS가 개인과 기관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ELS 발행액은 8조332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발행 금액은 전달인 8월의 6조4483억원이었다. ELS 발행 건수도 9월에 2130건으로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섰다.
연초 이후 ELS 누적 발행액은 47조7719억원으로 9개월 만에 이미 연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앞서 ELS 연간 발행액은 2012년 46조18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013년에는 42조7601억원이 발행된 바 있다.
9월 발행된 전체 ELS 가운데 지수형 ELS가 7조8526억원으로 비중이 94.2%에 달했다. 지수형 ELS는 6월 3조9723억원, 7월 4조9097억원, 8월 6조494억원으로 매월 1억원씩 증가하다 9월에는 전월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가 7월 말 이후 2000~2100 사이 박스권에 재차 갇힌 상황에서도 연 6~8%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2000에서 발행된 ELS로 손실 발생 기준(녹인)이 60%라면 코스피가 1200 아래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 자산가들은 물론 일반 기업이나 대학 등 법인들이 원금 보장형 ELS 상품인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를 중심으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기관 투자 확대로 9월 사모 형태로 발행된 지수형 ELS 규모는 3조6052억원으로 전체 지수형 ELS 발행 규모의 40%를 넘어섰다.
곽상준 신한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투자 금액으로 따졌을 때 최근 지수형 ELS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가장 많다"며 "지수형 ELS는 원금 비보장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반면 연 5~8% 정도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조기 상환형 ELS 발행을 늘린 것도 최근 ELS 발행이 급증한 또 하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ELS는 보통 3년 만기 기간에 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 기회가 주어지는데 첫 조기 상환 기준을 가입 당시 기초자산 가격 대비 85%로 낮춰 발행된 ELS가 최근 대거 조기 상환되면서 재투자하려는 고객 수요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 실현을 보다 앞당길 수 있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판매ㆍ운용 수수료를 더 자주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ELS에 대한 투자 수요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ELS를 하위 자산으로 담은 보험이나 펀드, 랩어카운트 등 유관 금융상품의 증가 역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낮은 시장 변동성으로 지수형 ELS의 쿠폰 수익률이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며 "ELS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초자산 발굴이나 상품 구조 변화 등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행되고 있는 일부 종목형 ELS의 경우 연 15~20%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만큼 손실 확률이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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