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달러 강세에 1990선까지 밀려…외국인 매도 강화
입력 2014-10-01 16:05  | 수정 2014-10-01 16:42

10월 첫날 코스피는 1990선을 간신히 지킨 채 거래를 마쳤다.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들어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붕괴된 이후 하락폭을 더욱 키워나갔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한 배경에는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달러 강세 충격에 코스피 2000선 붕괴
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28.55포인트 떨어진 1991.54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로 외국인 매도 규모가 늘자 코스피는 오후 12시47분경 2000선이 무너졌다. 이후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7월 14일 이후 약 2개월 반만의 일이다.
원·달러 환율은 약 6개월만에 장 중 1060선을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채질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5원 오른 1062.7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엔화 약세,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반복적으로 제기된 대외 악재와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며 투자심리를 급격히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 정책 모멘텀의 약화 우려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원인으로 대내외 복합악재가 부각되고 있으나 가장 주요한 하락 원인에는 배당 확대 기대감 약화 등 정부 정책 모멘텀의 약화와 3분기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순매도 강화는 최근 3개월간 유입된 유럽계 단기 자금을 중심으로 이탈 중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배당소득증대세제안 발표 등 배당 확대 기대감으로 자금이 유입됐으나, 기업 토지투자, 법안 통과지연 등 기대감이 약화되며 현재 자금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하루 외국인은 206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장 초반 외국인과 함께 쌍끌이 매도에 나선 기관은 오후 들어 매수로 전환, 459억원 순매수 우위를 보이며 장을 마쳤고, 개인 역시 14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 업종 대부분 주르륵 하락…삼성전자 2% 이상↓
코스피 2000선 붕괴 소식에 업종 대부분도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다.
새 경제팀 출범 이후 거듭 상승세를 타온 증권업종이 전일대비 3.75%가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철강금속(-2.94%), 의료정밀(-2.44%), 전기전자(-2.19%), 기계(-2.17%), 은행(-2.15%) 등이 2%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종이목재, 화학, 의약품, 비금속광물, 음식료품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통신업종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에 힘입어 1%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달러 강세에다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겹치며 전일대비 2.36% 떨어진 115만6000원에 장을 끝냈다.
POSCO가 전일대비 3% 이상 하락한 가운데 현대모비스, LG화학, KB금융, 신한지주, 현대차 등이 1~2%대의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외국인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6.23포인트(1.09%) 내린 566.9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카카오와 공식 합병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다음은 전날보다 5.58% 급등한 16만6500원을 기록했다. 합병법인 다음카카오는 오는 14일 코스닥에 상장된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악재들이 예상돼 있던 만큼 증시 하락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부분 악재가 예상된 만큼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등 역시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의 하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좀 더 하락해도 가격 면에서 이점이 생기는 만큼 조만간 2000선은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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