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ITU 전권회의 `에볼라 비상`
입력 2014-10-01 15:12 

오는 2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전권회의'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논란에 휩싸였다.
1일 부산시에 따르면 11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에 전 세계 193개 회원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장.차관, 국제기구 대표 등 3000여 명과 관람객 60여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중 에볼라 발병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서아프리카 5개국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주최측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 질병관리본부 등은 에볼라는 호흡기 감염이 아니라 접촉 감염이어서 발병률이 희박하고 외교관례상 참가를 막을 수도 없어 대책을 세우는 선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엔의 국제기구가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온 행사의 참가자를 제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에볼라의 국내 상륙을 막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에볼라 발생국 관계자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자국에서 받은 검역 확인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 서아프리카 6개국 참가자 300여명이 부산에 도착하면 보건소 직원이 매일 아침 숙소를 방문해 발열 검사를 하고, 하루 네 차례 전화를 걸어 에볼라 증상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이들을 부산대.경상대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하고, 발열점검기 5대를 벡스코 회의장 출입구 등에 배치할 수 있도록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에볼라 발생국의 대회 참여를 불허하거나 에볼라가 진정될 때까지 대회 자체를 연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6개국을 출발할 때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잠복기가 길게는 20일이기 때문에 국내에 도착한 뒤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에볼라는 신종 인플루엔자에 견줘 치사율이 훨씬 높아 12월4일에 열릴 예정이던 제3회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도 연기됐다"며 "방문객이 60만명에 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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