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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입력 2014-10-01 11:44  | 수정 2014-10-01 13:57
사진 제공=KBS홈페이지
[MBN스타 유지혜 기자] ‘연애의 발견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S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현실에 있을 법한 남녀의 이별과 사랑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서 많은 공감을 샀다. 하지만, 반응이 좋은 것과 별개로, 시청률은 7%대를 밑돌며 월화드라마에서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분명, 매회 주옥같은 명대사를 쏟아내며 각종 SNS에서 명장면이 회자되는 드라마지만, 시청률만큼은 시원찮아 애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 중에서도 특정 타깃이 정해진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연애의 발견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을 정확하게 공략한 드라마다. SBS ‘비밀의 문이나 MBC ‘야경꾼 일지처럼 긴박감이 넘치는 스릴이나 화려한 무술은 없다. 그저 젊은이들의 일상적이고도 가장 심각한 고민인 이별과 사랑을 다루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두 남녀가 만나 몇 가지 에피소드를 거쳐 사랑에 빠지는 뻔하지만 폭 넓은 로맨스가 아니다. ‘연애의 발견은 오랜 기간 헤어졌다가 다시 재회한 남녀가 현재의 사랑과 과거의 추억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자세한 상황 설정으로 인해, 로맨스의 안에서도 지극히 협소한 범주를 차지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즉, 이 드라마는 제작진이 목표한 시청자층에게는 깊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언정, 타깃 범위에서 조금만이라도 빗겨간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연애의 발견의 김성윤, 이응복 PD와 정현정 작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윤 PD는 2011년 ‘드림하이와 ‘드라마 스페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이응복 PD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드림하이 ‘빅 ‘연애의 발견과 같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것을 포기하되, 특정 시청자들에게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을 선택하는 작품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정현정 작가 또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를 집필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성(性)과 사랑을 집중 조명해 마니아층을 이끈 바 있다. ‘연애의 발견을 위해 의기투합한 제작진들이 평소에도 ‘얕고 넓게 보다는 ‘깊고 좁게를 추구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에서도 그들의 개성이 녹아들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연애의 발견 주 시청자 연령대인 20대와 30대의 달라진 TV 시청 패턴도 이유로 꼽힌다. TV 이외에도 DMB나 모바일, 인터넷 영상 플랫폼 등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굳이 TV 본방 사수를 고집하지 않아도 충분히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연애의 발견은 모바일 및 인터넷 영상 플랫폼 사이트에서 다른 프로그램들보다 월등히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한 사이트에 따르면, ‘연애의 발견 23일 방송분은 38.1%의 점유율을 기록, 전체 프로그램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시청자들의 달라진 프로그램 소비 패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지난 11일 종영한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나타났던 특징 중 하나다.

물론 다양한 연령층을 흡인하지 못한다는 점이나 이야기가 한여름(정유미 분), 남하진(성준 분), 강태하(에릭 분)의 이야기에만 치우쳐 정현정 작가의 전작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보다 재미가 덜 하다는 것은 드라마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연애의 발견은 화제성이 뛰어나고, 적어도 젊은 층에게는 설득력 있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록 만족할 만한 시청률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애청자들의 뜨거운 반응과 이별과 사랑 한가운데 놓인 젊은 남녀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담아냈다는 것으로, 제작진들의 ‘웰메이드 로맨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룬 듯 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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