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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문소리 “카세 료…연기할 땐 몰랐는데 버라이어티 해”
입력 2014-10-01 10:56 
사진=이현기 기자 / 디자인=이주영
저도 만날 사람은 있어야죠”
모리(카세 료 분)가 우연히 가게 된 카페의 여주인 영선(문소리 분)은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아준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저녁식사를 권한다. 오래된 애인 광현(이민우 분)이 있지만, 언젠가 자신을 정말 사랑해주는 좋은 남자를 만나길 바란다. / ‘자유의 언덕


[MBN스타 여수정 기자] 눈물이 났고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사실 왜 그런지 나 역시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느껴본 감정이라 신기했다”

배우 문소리는 출연작 ‘자유의 언덕 관람 평을 묻자 몇 초의 망설임도 없이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그녀의 관람 평에 ‘공감을 드러낼 것이다.

보통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평범하면서도 숨은 의미가 깊고, 단순하면서도 복잡 미묘하다. 하지만 ‘자유의 언덕의 복잡 미묘하지도 않고, 오히려 상상하는 즐거움을 안기며 기발하다. 상대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실수로 그 순서가 흐트러졌다면, 또는 같은 고백과 같은 상황이라도 편지의 순서가 뒤바뀐 걸 안 상태에서 얼마나 다르게 전달될까. 이 신선하고 발칙한 상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특히 극중 자신의 카페를 방문한 관광객 모리에게 친절을 베풀며 등장하는 문소리는 전형적인 한국인답다. 모리가 참견(?)에 다소 부담스러운 반응을 보여도 ‘당황하지 않고 친절을 이어간다. 어설픈 듯 자신있는 영어 실력과 약간의 허당기까지 더해 더욱 정감 간다.

극중 영선은 낯선 손님에게 친절한 인물이다. 극이 전개될수록 남자친구와의 관계, 대사 등을 통해 관객들이 연민을 사거나 이해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실제로 내 영어 실력이다. (웃음) 유창하게 보이는 발음이 아닌 자연스럽게 내가 말하듯 하도록 감독님 역시 원했다. ‘영어를 오래 공부했어도 자기가 말하듯 내뱉어라라고 하더라. 알다시피 영어 대사를 준비했다기보다는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보고 외우고 한 것 이다.”

애인이 있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줄 남자를 기다리는 영선의 모습은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우연히 만난 낯선 남자와의 짧지만 강렬한 로맨스는 판타지를 자극하고, 상상하는 재미도 준다. 때문에 영선이 묘하게 부럽고 마치 우리 가까이에 있을 것만 같다.

감독님이 ‘그냥 너의 상태로 있다가 이날의 컨디션에 따라 영선을 연기하면 된다고 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관능의 법칙은 고민하고 캐릭터 표현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반면 ‘자유의 언덕은 촬영 당일의 내 모습 중 감독님이 인상적으로 본 부분을 영선에 담았다. 때문에 완성본을 본 후 내가 저렇게 연기했구나를 느낄 때가 많다. (웃음)”

문소리는 ‘자유의 언덕외에도 ‘다른나라에서 ‘하하하 등으로 홍상수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감독과의 인연도 있지만 영화 속 그 무엇이 그녀를 출연으로 이끌었을까.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이니까. (웃음) 우선 감독님의 작품이 좋았고, 사람 자체도 매우 존경스럽다. 덕분에 느끼는 것도 많고 좋은 인연들도 생기는 것 같다. 감독님이 카세 료에게 ‘한국에 살았으면 자주 만나고 좋았을텐데라고 하더라. 카세 료는 ‘자유의 언덕 이야기만 한다. 정말로 진지하고 솔직하게 작품에 빠진 것 같다.”

사진=이현지 기자
이번 작품을 통해 문소리는 일본 배우 카세 료와도 연기 호흡을 맞췄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나라의 차이에도 두 사람의 케미(미디어 속 남녀 주인공이 현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것을 상징하는 신조어)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완벽한 듯 2% 부족한 닮은 점이 영화 속 웃음까지 책임진다.

카세 료는 정말 독특하고 참 좋고 무난한 사람이다. 두루두루 모난 것 없이 독특하다. 마치 자기의 독특함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다. 또 추상적인 것 같지만 솔직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다. 같이 연기 호흡을 맞췄는데 배우로서도 헌신적으로 작품에 임하더라. 무엇보다 촬영 때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한 것 같은데 완성본을 보니 그의 연기가 버라이어티 하더라.”

‘자유의 언덕은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 부문 진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마스터즈 섹션 공식 초청, 뉴욕영화제 메인 섹션 공식 초청 등 다양한 영화제에 잇달아 초대받았다. 이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까지 작품성과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영화제에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기분이 다른데, 이번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오붓하고 소박하며 따뜻하게 다녀왔다.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사실 상영 자체가 좋았다. 새로 지은 극장이었고, 1400석의 자리가 마련 돼 있더라. 보통 영화제 기간에도 만석은 드문데 만석이라 감사하고 관객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기립박수도 받았고 관객들의 진심어린 마음을 느꼈다.”

다양한 영화제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가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하나로 빛나고 있는 문소리. ‘남풍 뿐인 2014년 극장가에 여배우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어 반갑고 후배 여배우의 귀감이 될 만하다. 영화는 물론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로 활약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작품 연출로 연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매직아이가 열심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출연진 모두 으?X으?X하고 있다. (웃음) 극장가에 여자 캐릭터를 담은 영화가 없는 건 사실이다. 때문에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데, 난 학교도 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배우의 길에서 어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 역시 후배 여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어렵다. 호황이라도 배우는 늘 불안하기 마련이다. 과거의 난 작품이 없을 때 편하게 쉬었는데 요즘 후배들은 취미활동, 공부 등을 하며 알차게 잘 보내는 것 같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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