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이 홍콩의 반(反)중국 민주화 시위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방송인 제1채널과 로시야24 등은 30일(현지시간) 홍콩 시위 소식을 보도하며 미국이 배후 조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1채널은 "중국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 지도부가 미 국무부와 관련돼 있다"며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새로운 금융거래처를 찾으려고 아시아에 눈을 돌리자 미국이 불안정을 촉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를 지지한 데 대한 보복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로시야24는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 지도부가 미국 정보기관에서 특별훈련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학생 나이의 시위대가 우산을 가지고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내는 고상한 생각을 해냈을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홍콩의 중국 반환으로 영향력을 잃은 영국도 이번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전문가가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는 2011년 12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려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을 때도 국영언론을 통해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정보국(CIA)과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이끌던 국무부가 배후 조종의 핵심이라고 비난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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