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람선 사고 첫 신고자 "전화 안 들린다며 끊었다" 당시 상황보니…
입력 2014-10-01 08:41 
'유람선 사고 첫 신고자' '유람선 사고 첫 신고자' / 사진=MBN


유람선 사고 첫 신고자 "전화 안 들린다며 끊었다" 당시 상황보니…

'유람선 사고 첫 신고자'

신안 홍도 유람선 좌초 사고 첫 신고자의 인터뷰가 공개된 가운데, 112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9시 14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신안선적 171t 유람선 바캉스호(정원 355명)가 암초에 좌초됐습니다.

사고 신고를 받은 해경은 자율구조 어선을 긴급 동원해 30분 만에 이 배에 타고 있던 관광객 104명, 승무원 5명 등 총 109명을 전원 구조했습니다.

이 유람선은 이날 오전 승객을 태우고 홍도항을 출항, 해상 유람 관광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사고를 최초 신고한 이모씨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 씨는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이어 112에 신고했지만 "112에 전화를 걸어 홍도 유람선에 사고가 났다고 몇 번을 소리쳤지만, 어디냐고만 계속 물었고 전화 감도가 떨어진다고 해 끊어 버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고가 나자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으려고 꺼냈지만 입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소방방재청은 "119로 신고전화가 결려 왔으나 아무런 내용 없이 전화가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방재청에 따르면 오전 9시 9분 19초에 전남소방본부가 이 승객의 신고전화를 받고 "여보세요, 여보세요"를 2회 반복하며 통화를 시도했으나 웅성거림만 들렸고, 17초 후 전화가 끊겼고, 이후 구조를 요청하는 추가 전화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니 순식간에 앞쪽으로 15도가량 기운 복층구조의 배 안의 탑승자 110명은 배 안에 울리는 진동을 그대로 느끼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일부 승객들은 2층 복층 난간등에서 튕겨나가듯 넘어져 머리와 무릎을 다치기도했습니다. 유람선 엔진 배기구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습니다.
 
누군가 배 안에서 "구명조끼 입어!"라고 소리쳤습니다. 승객들은 혼란 속에서도 신속히 서로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입었습니다.

그 순간 바캉스호를 뒤따르던 선플라워호는 바다에 침몰할 듯 기울어져 꼼짝하지 않은 바캉스호가 좌초된 것을 알고 전속력으로 다가갔습니다.
 
높은 파도는 아니었지만 100여t 가까이 되는 두 배가 해상에서 접안해 사람을 이동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까워졌다, 파도에 밀려 다시 멀어지는 것을 반복하며 좌초된 바캉스호와 구조에 나선 선플라워호의 승객들은 서로 손을 꼭 잡으며 '세월호'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세월호 참사와 달랐습니다. 선플라워 유람선 측은 사력을 다해 승객 구조에 나서 대부분을 구했습니다.
 
선플라워호를 뒤이어 유람선 한 대가 더 도착해 구조에 나섰고, 주변 어선들도 구조작업에 신속히 동원돼 모두 구조해냈습니다.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해경 측과 3자 통화해 상황을 전파했습니다.
 
목포해경은 유람선 좌초위치를 신속히 파악해 홍도 출장소에 연락, 어선을 총동원해 구조하게 했습니다.
 
해경 경비함정도 출동하긴 했지만 승객을 구조한 건 바로 인근에 있던 다른 유람선과 홍도의 어선들이었습니다.
 
승객들이 모두 구조돼 안도의 숨을 내쉴 때쯤 바캉스호는 앞쪽 부분이 반쯤 잠겨 침수된 상황이었습니다.

승객들의 차분한 대응도 한몫했습니다. 신속히 상황을 전파하며 구명조끼를 입었고,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바다에 뛰어든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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