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화산 폭발, 희생자 대부분 화산재에 묻혀 '참변'…생존자 증언 들어보니
입력 2014-09-29 19:26  | 수정 2014-09-29 20:24
'일본 화산' / 사진= MBN
일본 화산 폭발, 희생자 대부분 화산재에 묻혀 '참변'…생존자 증언 들어보니

'일본 화산'

일본 화산 온타케산 분화한 가운데 생존자들이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지난 27일 일본 나가노현 온타케산 분화때 간신히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은 2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긴박하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동료 5명과 함께 등산에 나섰던 니시자와 아키히코 씨는 "'쿵'하는 큰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다"며 "순식간에 등산복이 시멘트를 덮어 쓴 것처럼 회색으로 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17명으로 등산팀을 꾸려 산행에 나선 회사원 야마모토 미치오 씨는 "근처에 화산재에 파묻힌 2명의 다리가 보였다"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인근 산장으로 재빨리 피신해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에게도 공포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피신에 성공했지만 날아온 돌에 맞아 머리나 팔, 다리를 크게 다친 채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생존자들은 산장의 천장은 격렬하게 쏟아진 돌덩이 때문에 곳곳에 구멍이 났고, 돌덩이가 그 구멍을 통해 산장 안으로 떨어지면서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산장 안으로 화산재와 함께 열풍이 불어 닥쳐 마치 사우나실 같은 폭염과도 싸워야 했다고 일부 생존자는 전했습니다. 죽음을 직감한 듯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 유서를 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색 및 구조작업에 나선 자위대원과 경찰 및 소방대원들도 화산폭발로 발생한 가스 때문에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대원들은 방진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덩이가 날아올 것에 대비해 방탄 헬멧, 방탄조끼까지 착용했지만 결국 28일 오후 2시쯤 철수했고, 29일 아침 작업을 재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8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현지 대책본부를 나가노 현청에 설치했습니다. 또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마련한 관저 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했습니다.

이번 분화는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가 상승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 폭발한 '수증기 폭발'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현재 경찰과 자위대 인력 등이 사흘째 고립된 등산객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정상 부근에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데다 화산재가 50cm 가량 쌓여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일본 매체 NHK에 따르면 화산 분화에 따른 화산재 낙화로 31명 심폐정지, 40명 중경상, 43명이 행방불명입니다. 심폐 정지한 31명 중 4명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폐정지는 심장과 폐의 모든 기능이 멈춘 상태입니다. 의사의 공식적인 사망선고가 나기 전 일본의 관행적 표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폐정지 상태로 확인된 희생자들은 대부분 산 정상 부근의 등산로 약 500m를 따라 화산재에 묻힌 채로 화를 당했습니다.

이밖에 일본 경찰은 이번 화산폭발로 화산재가 대거 떨어져 40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43명이 행방불명 상태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들도 늘어나 중경상자가 전날의 40명에서 6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당국은 조난 등산객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한편 온타케산은 해발 3천m가 넘지만 비교적 등산하기 쉬운데다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3시간 반 정도면 산 정상 부근까지 갈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산입니다. 특히 단풍철인 9월 하순∼10월 초에는 하루 수 천명이 이 산을 찾습니다. 화산 분화가 일어난 27일은 올 단풍시즌의 첫 번째 주말이어서 등산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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