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일반인 유족 "영정 철수"…진도선 "체육관 비워달라"
입력 2014-09-29 16:27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29일 경기도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남아있는 일반인 희생자 영정을 모두 철수했다. 대책위는 전날 유가족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일반인 희생자 영정 철수를 결정했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인천분향소에도 영정이 모셔져 있기 때문에 안산 분향소 영정은 원래 철수하려고 했다"며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측에서 일반인 유가족 폄하 발언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들과 뜻을 함께할 수 없음을 보여주려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안산 분향소에는 일반인과 안산 단원고 학생.교사 289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일부 유족이 영정을 이미 옮겨 현재 안산분향소에는 34명의 영정이 안치돼 있다.
한편 아직 희생자 시신을 찾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은 최근 생존권 보장을 내세우는 전라남도 진도 군민으로부터 지난 4월부터 임시 거처로 사용하는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29일 '진도체육관 문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가족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아픔을 헤아리고 나약한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진도군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해 군민들이 직접 찾아와 항의하고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진도체육관을 임시 거처로 마련해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가족을 잃은 피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인 군민들의 갈등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군민들이 이주 장소로 제시한 팽목항과 전남대 자연학습장에 대해 "바다를 보고 오열하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가 보이지 않는 체육관에 머무르는 것”이라며 불가입장을 나타냈다. 대책위는 "실종자 가족 역시 진도군민이 처한 어려움과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실종자 가족과 진도군민, 정부가 서로 아픔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해수부장관, 진도군민, 실종자 가족이 다음달 1일 진도군청에서 만나 실종자 가족 임시거처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인천 = 지홍구 기자 / 진도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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