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귀싸대기 한대 맞으실래요" 단통법 때문에…

"고객님 귀싸대기 한대 맞으실래요. 대신 합의금으로 받아가세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여기저기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법적으로 보조금을 줄 수 없으니 합의금 형식으로 불법 보조금을 주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도 있겠다는 것. 물론 이 같은 방법은 한 소비자가 내놓은 유머다. 따라하다간 큰 일 날 수도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단통법 시행이 예정되면서 단통법을 피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글이 늘고 있다.
그간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출고가가 100여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을 공짜 내지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해 왔던 소비자들이 많았던 만큼 이번 단통법은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시장 가격보다 월등히 저렴하게 구입하는 사람을 없앨 수는 있지만 모든 고객이 상당히 많은 구입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단 시행되면 당장 되돌릴 수는 없는 법.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점점 더 음지로 숨어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해 믿을 만한 사람들을 선별, 모집해 이들에게만 스마트폰을 저가에 판매하는 폐쇄된 모임이 추가로 개설되고 있고 구형 휴대폰을 비싸게 되사주거나 개인 간 중고물품 거래 형식을 빌려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은 정상가에 구입하고 판매자가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내놓은 쓸모없는 물건을 비싸게 사주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우회해서 지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단통법 이후에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SK텔레콤과 KT, LG 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주가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것만 봐도 단통법의 위력을 알 수 있다"며 "통신사들은 약 2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때문에 소비자 심리가 상당히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이 어떻게든 소비자들 끌어들이기 위해 음성적인 마케팅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어 시장이 더 혼탁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