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IPL사용은 불법 판결

피부 색소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IPL(Intensed Pulsed Light.광선조사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유죄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제 3 형사부 환송전담심은 최근 IPL을 사용한 한의사의 의료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심(2014년 2월 13일)을 심의, 유죄 판결과 함께 벌금형을 확정했다. 동부지법 환송전담심은 판결문에서 "IPL은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이를 사용하는 의료행위 역시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배경, 철학, 인체 및 질병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이해 및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의료인들이 학습하고 수련한 학문의 체계와 부합하지 않는 진료방법의 경우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한의사가 IPL을 이용해 치료행위를 할 경우에는 환자의 생명.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고 이는 위험을 방지하려는 의료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한의사의 IPL사용을 둘러싼 지난 5년간의 위법성 논란은 불법으로 마무리됐다"며 "2000여명의 피부과 전문의와 10여만명의 의사를 대신해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의사들은 "IPL은 의료도구이고 이를 어떻게 한의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한의학적 근거를 만들어낸다면 한의사들도 사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한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반박했다.
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면허된 행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최근 치과의사나 한의사들이 의료법을 위반하면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무분별하게 미용 목적의 치료를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이 직역을 넘어선 무분별한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