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배우 정유미는 무척 바빴다. 작년부터 이어져 왔던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 출연부터 영화 ‘터널 3D,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까지. 예능에 영화, 드라마 모두 섭렵하느라 쉽지 않았을 텐데 이를 모두 마친 후 만난 정유미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유쾌한 미소가 가득했다.
좋은 사람과 만나 나누는 이야기가 즐거워서일까, 처음 만나 인사하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웃음소리와 장르를 넘나드는 수다는 도무지 그칠 줄 몰랐다. 내숭 없는 솔직한 성격과 호탕한 웃음,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밝은 표정은 확실히 정유미가 연기한 ‘엄마의 정원 속 윤주와는 달라보였다.
‘엄마의 정원 속 윤주는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눈물이 끊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처음 자신을 키워준 엄마가 낳아준 엄마가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을 시작으로 아버지의 죽음, 그 장례식장에서 만난 친모 순정(고두심 분)과의 만남, 기준(최태준 분)과 우여곡절 많은 사랑에, 고약한 시월드, 불임, 이혼 기타 등등, 그야말로 모든 불행이 윤주에게 쏠린 것처럼 기구한 운명 속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캐릭터 설정이 착해도 너무 착한 나머지 참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윤주의 모습은 보는 시청자들마저 가슴을 칠 정도였다.
저는 드라마가 시작했을 때부터 울었어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울고, 아빠가 사고로 죽으면서 울고, 엄마 만나서 울고…. 언제는 하루 종일 우니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또 우울하기도 하더라고요. 지인들이 드라마를 보고 하나같이 ‘네 성격에 답답하지 않아 물어보더라고요. 저를 알아도 확실히 아는 거죠.(웃음) 저는 윤주처럼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감정을 삭이고 그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집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밖에 나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정유미의 말처럼 그와 윤주와의 거리는 확실히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보였다. 게다가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던 정유미가 지칠 정도로 ‘엄마의 정원은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엄마의 정원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해야 하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지나고 나니 얻은 것도, 배운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주어진 것은 다 하고 보자는 주의예요. 처음 드라마 제안이 왔을 때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시험해 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죠. 스스로에게 칭찬 한 가지를 하라고 하면 끝까지 애쓰면서 나아갔다는 거예요. 솔직히 하면서 감정신도 많고 때로는 납득이 안 되는 상황들도 많았죠. 연기하는 그 순간만큼은 윤주에 집중하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드라마 종영까지 묵묵히 참고 견뎌준 제 자신이 기특해요. 여전히 전 고쳐야 할 것이 많아요. 일차적으로 발음과 호흡사용법, 그리고 더욱 성숙해져야 할 연기력까지.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때마다 좋은 분들을 만나서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거예요.”
정유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보다 7살 어린 최태준과 연기 호흡을 맞추었다. 본래의 나이보다 어리게 데뷔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동안이어서일까. 적지 않은 나이차이만큼 어색해 보일 법 했지만, 실제 이들의 케미는 응원의 메시지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잘 어울렸다.
‘엄마의 정원의 특징 중 하나는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튼튼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층이 탄탄했다는 것이다. 정유미의 친엄마로 열연을 펼쳤던 고두심을 비롯해 길러준 엄마 나영희, 시아버지 역에 박근형, 시어머니 김창숙 등 뒷받침을 해주며 어린 배우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수많았던 연기 선배 중 누가 제일 무서웠냐고 정유미게 슬며시 물었더니 대번에 박근형을 꼽았다. 정유미의 말에 따르면 ‘레알 호랑이란다.
진짜 호랑이 같아요. 백두산 야생 호랑이. 박근형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웠어요. 발음과 호흡 사용법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작고 세밀한 부분 등. 특히 강조하셨던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닌 진정성이었어요. 막장으로 연기하지 않도록 많이 붙잡아주셨죠. 사실 ‘엄마의 정원은 막장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요소들이 많은 드라마였어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극이 이상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때마다 박근형 선생님께서 ‘막장드라마를 하는 것처럼 연기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질책해주셨어요. 하루는 젊은 배우들을 불러놓고 ‘사람들이 왜 막장드라마라고 말 하는 줄 아느냐, 그건 배우들이 연기를 제대로 못해서야. 진정성이라는 요소 없이 연기했기 때문이지라고 지도해 주시더라고요. 비록 악역이라도 못되게 행동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막장의 요소가 있지만 막장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배우들 모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연기에 임했어요.”
비록 무섭기는 했지만 덕분에 배운 것이 많다고 했던 정유미는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서 박근형 선생님께 무척 감동했어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마지막 촬영 때 제게 오시더니 ‘지금가지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맙다. 초반에 못 잡으면 답도 없어서 야단도 많이 쳤다며 따뜻하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 무서우신 호랑이 선생님이 고맙다고 말해 해주시다니, 정말 감동했어요. 마음은 따뜻하신 분이구나 싶었죠. 드라마의 성공은 모두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엄마의 정원 초반 악역이 수진(엄현경 분)이었다면, 후반부는 바로 윤주의 시어머니 경숙(김창숙 분)이다. 특히 경숙의 경우 윤주가 기준과 결혼함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게 하며 온갖 집안일을 시키는 물론, 임신 강요에, 윤주의 불임 사실을 알자 대리모를 권유할 뿐 아니라 온갖 구박에 이혼, 막말까지. 아무리 시댁살이가 쉽지 않다고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시어머니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엄마의 정원이 막장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이유 중 8할은 경숙에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김창숙 선생님도 무척 힘들어 하셨어요. 일단 본인도 납득을 안 된되는 캐릭터라면서요. 어느 날은 제게 와서 ‘내가 왜 밥에 집착을 해야 하니? 왜 그렇게 집안일만 하라고 해야하는데라고 하소연하시더라고요. 한참을 그러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편안해지신 거예요. 물어봤더니 사극 아니면 시대극을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발상의 전환이라고, 그 시대에는 밥 먹는 것이 중요하고, 여자들은 집안일에 매진하고 그러잖아요.”
실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극중 경숙이 독해도 너무 독하다보니 실제 연기하는 김창숙 또한 못된 성격이 아닐까, 아니면 정유미와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정유미는 웃으며 주위에서도 그런 질문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드라마 특징 중 하나가 말하는 사람만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에요. 물론 저도 대사가 많았지만 김창숙 선생님에 비하면 새발에 피였죠. 그 어마어마한 대사를 외우시는 것도 대단하시고 그 감정을 이끌고 가시는 것도 힘드셨을 것 같은데 정작 저는 어머니 혼자 쭉 이야기하시면 ‘네 어머니라고 답변만 했었죠. 많은 분들이 실제로 어떠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착하시고 소녀 같으신 분이세요.”
‘우결에 드라마 속 결혼과 시집살이, 그리고 이혼과 재결합까지. 작품을 통해 결혼생활을 톡톡히 했다고 고백한 정유미는 결혼은 원래 생각도 없었는데 더 없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나이가 있다보니 친구들 중 결혼하고 애기도 낳은 친구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도 내일 같지 않았고, 그냥 ‘너 어른 됐다만 말할 뿐이었는데, 작품을 하면서 (결혼과) 더 멀어진 것 같아요. 언제는 엄마가 제게 ‘다들 손주 하나 둘 생기고 그러는데 왜 나는 개 자랑만 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시더라고요. ‘엄마의 정원에서 참한 며느리 윤주를 연기하다보니 선 자리가 은근 많이 들어왔나 보더라고요. 혹시 만나볼 생각 없냐고 하시는데, 저는 그냥 일하는 것이 더 즐거워요. 당분간 결혼을 제게 먼 미래예요.”
‘엄마의 정원 종영으로 정유미의 공식적인 모든 스케줄은 끝이 났다. 쉬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기획 중인데 정말 친한 친구가 호주에 있어서 이번 기회에 해외로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간다면 스쿠버 다이빙도 해보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휴식이 길지는 않을 것 같아요. 차기작이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그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샌가 다음 작품 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일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할 것 같거든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좋은 사람과 만나 나누는 이야기가 즐거워서일까, 처음 만나 인사하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웃음소리와 장르를 넘나드는 수다는 도무지 그칠 줄 몰랐다. 내숭 없는 솔직한 성격과 호탕한 웃음,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밝은 표정은 확실히 정유미가 연기한 ‘엄마의 정원 속 윤주와는 달라보였다.
‘엄마의 정원 속 윤주는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눈물이 끊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처음 자신을 키워준 엄마가 낳아준 엄마가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을 시작으로 아버지의 죽음, 그 장례식장에서 만난 친모 순정(고두심 분)과의 만남, 기준(최태준 분)과 우여곡절 많은 사랑에, 고약한 시월드, 불임, 이혼 기타 등등, 그야말로 모든 불행이 윤주에게 쏠린 것처럼 기구한 운명 속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캐릭터 설정이 착해도 너무 착한 나머지 참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윤주의 모습은 보는 시청자들마저 가슴을 칠 정도였다.
저는 드라마가 시작했을 때부터 울었어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울고, 아빠가 사고로 죽으면서 울고, 엄마 만나서 울고…. 언제는 하루 종일 우니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또 우울하기도 하더라고요. 지인들이 드라마를 보고 하나같이 ‘네 성격에 답답하지 않아 물어보더라고요. 저를 알아도 확실히 아는 거죠.(웃음) 저는 윤주처럼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감정을 삭이고 그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집에 가만히 있기보다는 밖에 나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며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정유미의 말처럼 그와 윤주와의 거리는 확실히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보였다. 게다가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던 정유미가 지칠 정도로 ‘엄마의 정원은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엄마의 정원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해야 하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지나고 나니 얻은 것도, 배운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주어진 것은 다 하고 보자는 주의예요. 처음 드라마 제안이 왔을 때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시험해 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죠. 스스로에게 칭찬 한 가지를 하라고 하면 끝까지 애쓰면서 나아갔다는 거예요. 솔직히 하면서 감정신도 많고 때로는 납득이 안 되는 상황들도 많았죠. 연기하는 그 순간만큼은 윤주에 집중하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드라마 종영까지 묵묵히 참고 견뎌준 제 자신이 기특해요. 여전히 전 고쳐야 할 것이 많아요. 일차적으로 발음과 호흡사용법, 그리고 더욱 성숙해져야 할 연기력까지.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때마다 좋은 분들을 만나서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거예요.”
정유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보다 7살 어린 최태준과 연기 호흡을 맞추었다. 본래의 나이보다 어리게 데뷔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동안이어서일까. 적지 않은 나이차이만큼 어색해 보일 법 했지만, 실제 이들의 케미는 응원의 메시지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잘 어울렸다.
사진=엄마의 정원 캡처
태준이와 호흡이 잘 맞았어요. 연기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고, 예의 바르고 노력하는 친구에요, 태준이는. 게다가 성격도 좋고 정말 웃겨요. 예능은 태준이 같은 친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엄마의 정원 박정란 작가님 특유의 대사가 있어요. 시적이고 문학적인 느낌이 대사죠.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윤주와 기준이 처음 사랑을 맹세하고 이별하고 다시 만났던 장소가 놀이터인데, 극중 그 놀이터에서 ‘이곳은 우리의 성지야라는 대사가 있었죠. 둘 다 오글거리는 걸 못 견디는 타입이라 하면서도 많이 힘들었어요.(웃음) 촬영 현장이 즐거웠고 태준이와는 비슷한 구석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다음에는 눈물 말고 코믹연기로 만나고 싶어요.”‘엄마의 정원의 특징 중 하나는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튼튼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중견 배우층이 탄탄했다는 것이다. 정유미의 친엄마로 열연을 펼쳤던 고두심을 비롯해 길러준 엄마 나영희, 시아버지 역에 박근형, 시어머니 김창숙 등 뒷받침을 해주며 어린 배우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수많았던 연기 선배 중 누가 제일 무서웠냐고 정유미게 슬며시 물었더니 대번에 박근형을 꼽았다. 정유미의 말에 따르면 ‘레알 호랑이란다.
진짜 호랑이 같아요. 백두산 야생 호랑이. 박근형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웠어요. 발음과 호흡 사용법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작고 세밀한 부분 등. 특히 강조하셨던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닌 진정성이었어요. 막장으로 연기하지 않도록 많이 붙잡아주셨죠. 사실 ‘엄마의 정원은 막장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요소들이 많은 드라마였어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극이 이상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때마다 박근형 선생님께서 ‘막장드라마를 하는 것처럼 연기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질책해주셨어요. 하루는 젊은 배우들을 불러놓고 ‘사람들이 왜 막장드라마라고 말 하는 줄 아느냐, 그건 배우들이 연기를 제대로 못해서야. 진정성이라는 요소 없이 연기했기 때문이지라고 지도해 주시더라고요. 비록 악역이라도 못되게 행동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막장의 요소가 있지만 막장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배우들 모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연기에 임했어요.”
비록 무섭기는 했지만 덕분에 배운 것이 많다고 했던 정유미는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서 박근형 선생님께 무척 감동했어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마지막 촬영 때 제게 오시더니 ‘지금가지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맙다. 초반에 못 잡으면 답도 없어서 야단도 많이 쳤다며 따뜻하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 무서우신 호랑이 선생님이 고맙다고 말해 해주시다니, 정말 감동했어요. 마음은 따뜻하신 분이구나 싶었죠. 드라마의 성공은 모두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김창숙 선생님도 무척 힘들어 하셨어요. 일단 본인도 납득을 안 된되는 캐릭터라면서요. 어느 날은 제게 와서 ‘내가 왜 밥에 집착을 해야 하니? 왜 그렇게 집안일만 하라고 해야하는데라고 하소연하시더라고요. 한참을 그러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편안해지신 거예요. 물어봤더니 사극 아니면 시대극을 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발상의 전환이라고, 그 시대에는 밥 먹는 것이 중요하고, 여자들은 집안일에 매진하고 그러잖아요.”
실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극중 경숙이 독해도 너무 독하다보니 실제 연기하는 김창숙 또한 못된 성격이 아닐까, 아니면 정유미와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정유미는 웃으며 주위에서도 그런 질문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드라마 특징 중 하나가 말하는 사람만 그렇게 말한다는 것이에요. 물론 저도 대사가 많았지만 김창숙 선생님에 비하면 새발에 피였죠. 그 어마어마한 대사를 외우시는 것도 대단하시고 그 감정을 이끌고 가시는 것도 힘드셨을 것 같은데 정작 저는 어머니 혼자 쭉 이야기하시면 ‘네 어머니라고 답변만 했었죠. 많은 분들이 실제로 어떠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착하시고 소녀 같으신 분이세요.”
‘우결에 드라마 속 결혼과 시집살이, 그리고 이혼과 재결합까지. 작품을 통해 결혼생활을 톡톡히 했다고 고백한 정유미는 결혼은 원래 생각도 없었는데 더 없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나이가 있다보니 친구들 중 결혼하고 애기도 낳은 친구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도 내일 같지 않았고, 그냥 ‘너 어른 됐다만 말할 뿐이었는데, 작품을 하면서 (결혼과) 더 멀어진 것 같아요. 언제는 엄마가 제게 ‘다들 손주 하나 둘 생기고 그러는데 왜 나는 개 자랑만 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시더라고요. ‘엄마의 정원에서 참한 며느리 윤주를 연기하다보니 선 자리가 은근 많이 들어왔나 보더라고요. 혹시 만나볼 생각 없냐고 하시는데, 저는 그냥 일하는 것이 더 즐거워요. 당분간 결혼을 제게 먼 미래예요.”
‘엄마의 정원 종영으로 정유미의 공식적인 모든 스케줄은 끝이 났다. 쉬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기획 중인데 정말 친한 친구가 호주에 있어서 이번 기회에 해외로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간다면 스쿠버 다이빙도 해보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휴식이 길지는 않을 것 같아요. 차기작이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그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샌가 다음 작품 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일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할 것 같거든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