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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서부 우승] 겉보기엔 오합지졸, 그러나 강했다
입력 2014-09-25 14:18 
겉으로 보기에는 오합지졸이었지만, 다저스는 강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겉보기에는 이보다 한심할 수가 없다. 더그아웃에는 리더가 없어 보인다. 선수들은 안타만 쳐도 세리머니다. 야시엘 푸이그는 여전히 철이 없고, 맷 켐프는 선발에서 빠져도 불만, 포지션을 옮겨도 불만이었다. 그런데 이런 팀이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LA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9-1로 승리하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스티브 핀리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2004년 이후 또 한 번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 지구 우승 확정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서부 지구 우승이다. 2008, 2009년에 이은 또 한 번의 쾌거다. 지금까지 이번 시즌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팀 중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은 다저스가 유일하다.
전반기 다소 주춤하다 후반기 치고 올라오는 양상이 되풀이됐다. 6월 9일 지구 선두 샌프란시스코에 9.5게임 차로 뒤졌던 이들은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6월 30일 공동 선두로 올라서더니 7월 27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5-0으로 승리한 이후 끝까지 1위 자리를 움켜쥐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다저스는 겉보기에는 굉장히 엉성한 조직력을 보여줬다. 올스타급 선수만 네 명이 포진한 외야는 여전히 문제였다. 주전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는 여전히 수비가 엉성했고, 자주 다쳤다.
겉으로 보기에는 오합지졸이었지만, 폭발하면 무서웠다. 디 고든과 야시엘 푸이그는 새로운 테이블세터 조합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꾸준한 활약으로 말없이 팀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맷 켐프도 서서히 이전 기량을 회복해갔다. 발목 부상으로 전반기 40경기를 결장한 칼 크로포드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타율 0.316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핸리 라미레즈는 초반에는 부진했고 6월 이후에는 많이 다쳤지만, 후반기 들어 타율을 2할 후반대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외야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이디어는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해냈다. 어쩌면 팀에서 가장 어려운 역할이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지난 시즌 부활에 성공한 후안 유리베도 꾸준한 활약으로 다저스의 하위 타선을 이끌었다. A.J. 엘리스가 시즌 초반 당한 무릎 부상으로 타격이 주춤했고, ‘9번 타자들도 타격보다는 투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기에 유리베의 활약은 더 돋보였다.
음지에서 희생도 돋보였다. 저스틴 터너는 내야 전 포지션을 담당하는 넓은 수비 범위와 대타로만 0.379의 타율을 기록하며 벤치 멤버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외야 주전 경쟁에서 밀린 안드레 이디어도 대타 요원으로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맷 켐프는 한 선수가 떨어지면, 다른 선수가 달아오른다”며 다저스 상승세의 비결에 대해 말했다. 이들은 한 시즌 동안 나름대로 굴곡이 있었지만, 적어도 한 번에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오합지졸 다저스는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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