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25일 인구 급감 현상인 이른바 '인구절벽'에 봉착한 국내 현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100세시대 행복 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는 취업절벽, 임금절벽, 일자리절벽 등 웬만한 단어에 절벽을 붙여도 과히 낯설지 않다"며 "그 중에서도 인구절벽은 한나라의 흥망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절벽이다"고 경고했다.
실제 나라 안팎에서는 모두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속도를 전세계에서 최고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06년 영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인구 감소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나라로 우리나라를 꼽은 적이 있다. 또 유엔 미래포럼은 2300년경 우리나라 인구가 5만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구절벽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로 서 연구위원은 4가지를 꼽았다. 경제위기와 사회갈등, 노인문제, 금융시장의 보수화 등이 그러하다.
그는 "인구절벽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비단 나라가 없어질 것이란 다소 감상적인 이유 때문 만은 아니다"라며 "보다 현실적이고 해결 곤란한 문제들이 곧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우선 인구절벽은 노동력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인해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노동력은 양과 질이 모두 하락하게 되는데 그나마 있는 노동력마저 노쇠화해 질 역시 감소하게 된다는 것.
그는 "소비 역시 인구감소로 절대량이 감소할 뿐 아니라 수명이 길어지면서 현재의 부를 저축 등을 통해 미래로 이연시키려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인 소비 역시 감소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인구절벽과 이로 인한 고령화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세대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불거진 국민연금의 고갈문제나, 노인부양 문제 등이 그와 같은 갈등의 사례다.
이 밖에 다양한 노인문제가 양산된다거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융시장에서 자금운용은 보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경향이 켜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구절벽 대책 마련을 위해 서 연구위원은 미시적, 거시적 측면의 두 가지 경로에서 동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시적 경로 측면에서는 1차적으로 대규모의 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절벽을 유발하는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 이유들이 결국 경제문제로 귀결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 경제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율 회복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프랑스의 경우 출산율 대책에만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3% 가량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1% 내외에 불과하다.
서 연구위원은 사회구조와 인식의 변화란 거시적인 해결책 역시 제시했다.
그는 "앞서 돈을 통한 일종의 유인책보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인구절벽 높이를 낮추기 위해선 사회구조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동과 여성, 복지 관련 법률 등에서부터 차근차근 벽과 경계를 허물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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