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원전에서 용역업체 직원에게 내부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도록 한 정황이 드러나 정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에서 방사선 관리 용역을 맡은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명의로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정황이 적발됐다.
전산망 계정을 도용한 게 아니라 한수원 직원이 업무상 편의를 명목으로 용역업체 직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접속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산망에 접속하면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는 원전의 설계도면 등도 조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원전에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 등을 위해 상주하는 용역업체 직원이 업무일지 결제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하되, 접속 권한을 크게 제한한다.
하지만 한수원 직원 명의로 전산망에 들어가면 사안은 달라진다.
한빛원전 외에도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 일부 시설에서도 이와 유사한 보안 침해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사단은 전산망에 접속한 용역업체 직원과 아이디·비밀번호를 알려준 한수원 직원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산업부는 조사결과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면 엄중 문책하는 한편 다른 원전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즉시 개선하고 재발방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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