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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침묵의 5이닝’ 한국 야구 “천관위 다시 붙자”
입력 2014-09-25 08:34 
한국 야구대표팀 4번타자 박병호가 콜드게임 승을 거둔 뒤 대만 선수들과 악수를 하면서 우정을 다지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금빛 항해를 이어갔다. 2경기 연속 콜드게임. 약체 태국에 이어 우승후보 대만마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강했다. 단 침묵의 5이닝은 제외다.
한국은 지난 24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B조 예선 2차전 대만과의 경기가 첫 번째 고비였다. 조1위 확보를 위해 이겨야 했고, 결승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대만의 기선을 제압해야 했다. 한국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8회 10-0 콜드게임 승.
한국은 1회 대량 7점을 뽑은 뒤 2회 2점을 더했고, 8회 추가점으로 경기를 일찍 끝냈다. 하지만 옥에 티가 있었다. 1, 2회 활화산처럼 폭발했던 타선이 갑자기 3회부터 침묵하기 시작한 것. 7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추가점을 빨리 뽑지 못한 게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대만이 콜드게임 수모를 피하기 위해 불펜을 총동원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는 예선 1차전 홍콩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천관위도 있었다. 바로 한국이 침묵했던 4⅓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불붙은 한국 타선을 진화시킨 대만의 에이스였다.
천관위는 태국전서 선발로 나서 3이닝 퍼펙트로 막아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뤼밍츠 대만 감독은 천관위는 결승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확답은 아니었으나 로테이션상 대만이 결승에 오를 경우 천관위가 등판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런데 천관위가 갑자기 한국전에 나왔다. 불과 이틀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서 66개의 공을 던졌다. 대만이 급했다. 태국전 투구수가 적었던 것도 등판을 가능하게 했다. 천관위는 점수차가 많이 벌어져 있어서 긴장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진 덕분”이라며 언제든 불펜서 대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결승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천관위는 ‘천적으로 키워서는 안 된다. 게다가 대만은 한국전서 갑작스런 선발투수 부상 교체가 결정적 패인이었다. 콜드게임 승을 거뒀더라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대다.
과연 류중일 감독과 천관위를 상대한 타자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일단 류 감독은 천관위에 대해 깊은 인상을 갖고 있진 않았다. 경기 직후 만난 류 감독은 천관위의 이름만 듣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중간에 나온 왼손투수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류 감독은 잘 던지더라”며 짧게 언급한 뒤 그래도 다음에 다시 만나면 우리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 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초반 대량 득점으로 타선이 일시적으로 침체됐을 뿐 천관위의 공이 대단히 위력적이진 않다는 의미였다.
국가대표 첫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도 천관위에 대한 큰 걱정은 없었다. 박병호는 퀵모션이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던 투수”라며 첫 인상을 말한 뒤 구위가 좋기보다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것이 컸다”고 첫 맞상대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박병호는 한 번 쳐 봤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됐다”며 천관위를 포함해 중간투수들의 공을 눈에 익힌 것이 오히려 소득”이라고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콜드게임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타자들은 지금 어떤 투수가 올라와도 두렵지 않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엿보였듯 마운드보다 더 무서운 것이 타선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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