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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정석-신민아, 납뜩이-납뜩 아내 옷 제대로 입다
입력 2014-09-25 08: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임찬상)는 호감 가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당대 최고 로맨틱 코미디로 꼽힌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고는 하나, 4년 열애 끝에 결혼한 신혼부부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는 뻔한 줄거리로 흘러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배우 신민아와 조정석의 조합 역시 그리 기대될 건 없었다.
하지만 영화는 코믹을 극대화, 관객에게 웃음을 전한다. 달달한 로맨틱한 분위기보다는 코미디에 신경을 많이 썼다. 중심에는 조정석이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가 2시간 남짓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역린과 드라마 ‘더킹 투하츠 등에서 카리스마 있거나 점잖게 나와 다른 모습을 보였던 조정석이지만, 다시 예전의 납뜩이 옷으로 제대로 바꿔 입었다.
신혼부부니 시도때도없이 바지를 훌렁 벗어버리고 사랑을 확인하려고 한 장면을, 신민아가 언론시사회에서 팬티 벗는 신”이라고 잘못 말한 장면부터 계속 웃음 폭탄이다. 그렇게 아내와 사랑을 나누고도, ‘음란마귀'가 씌었는지 아무 여자에게나 성적 매력을 느끼는 자신을 자책하고 탓하는 영민의 상황도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과거 동기라며 등장한 승희(윤정희)와의 이루어지지 못한 동침 과정도 납뜩이, 아니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연기해서 웃을 수밖에 없다. 코믹적인 요소들이 시나리오에 잘 표현돼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코믹함을 중무장한 조정석이라는 배우는 곳곳의 웃음 포인트를 잘 살렸다. 보는 내내 납뜩이, 아니 조정석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
조정석과 호흡을 맞춘 신민아는 아름다움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평범한 보통의 아내로 영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튀지는 않지만 무난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집들이에서 태연의 ‘만약에를 부르는 음이탈 장면도 실제처럼 잘 소화했다. 상상 속 인물이 아니라 현실에 있을 법한 미영은 친근하다. 신민아는 대중과 가까워져 보이게 한 것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게 많고,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영민과 미영의 집주인으로 나온 라미란과 영민의 친구 역할로 나온 배성우-이시연-고규필 등도 잠깐씩 등장하지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하는 존재들이다. 특히 라미란과 배성우는 극 전환의 열쇠이자, 끝맺음까지 책임지는 감초들이니 기대할 만하다.
영화는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돼 다투고 질투하며 갈등에까지 이르는 등 아무리 부부가 됐지만 몇십 년을 떨어져 살았던 두 사람이 하나가 돼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과거 첫사랑과의 조우나 집들이 에피소드 등 결혼을 했거나 안 했거나 누구에게나 공감 갈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말이다. 몇몇 에피소드는 관객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상상도 하게 한다.
‘집들이, ‘잔소리, ‘음란마귀, ‘첫사랑, ‘사랑해 미영 등 몇몇 챕터로 영화를 나눠 기승전결한 형식도 나쁘지 않다. 코믹으로만 승부하지 않고, 서로에 대해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해 구성한 부분들이 뜬금없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잘 녹여낸 편이다. 몇몇 장면은 원작을 떠오르게 하지만, 2014년 현실을 반영했기에 과거 영화가 그리 떠오르지는 않는다. 111분. 15세 관람가. 10월8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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