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사람을 상대하는 것입니다.
크게는 국민을 상대하는 것이지만, 좁게는 내 옆에 있는 동지 또는 경쟁자를 상대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시시각각 관계가 변합니다.
그래서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탄생을 위해 같이 고생했던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금은 묘한 라이벌 관계로 변한 듯합니다.
어제 최경환 부총리는 세법 개정안과 예산안 간담회를 마친 뒤 김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아이고 대표님"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아이고 혼자 오는지 알았는데 기자들 몰고왔어. 일로와 (옆으로 당기면서)가뜩이나 싸워쌌는다고하는데 안싸운단걸 보여줘야지."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하하하 우리 뽀뽀나 한번 하실까요"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됐나. 또 설전이라고 쓰지마라잉"
김 대표는 회동 도중에도 수차례 기자들에게 또 설전이라고 쓰지 마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바람과 달리 언론들은 오늘도 역시 '신경전', '뼈있는 농담'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다뤘습니다.
국가부채와 재정건전성 문제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낸 겁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좀 더 들어볼까요?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정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어차피 막아나아가야할 여러가지 연기금이라든지 공기업부채는 포함돼야한다고 생각하는거지요."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그래서 대표님 걱정해주신대로 정부에서도 그런 기준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근데 계산에서 빠졌잖아."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근데 기준이 국제적인 기준은 말씀올린데로 일반 정부 재정(만)..."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국제기준은 상황이 다른데 국제 기준이 어딨어"
당정 협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시각차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남다르게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누구나 다 아는 차기 대권주자입니다.
언제가 때가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혹여 김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됐을 때 국가부채를 포함한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최경환 부총리는 누구나 다 아는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입니다.
차기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더 큰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활성화에 성공한다면 최 부총리는 단숨에 차기 대권후보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동지일까요? 경쟁자일까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관계에 대해서도 당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지 이틀 만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희상 위원장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 진영이 주장해왔던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발단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연합 비대위원(22일)
- "정당혁신과 정치혁신은 제가 정치하는 목적이다. 그리고 비대위에 참여한 이유다. 저는 거기에 저의 정치생명 걸겠다. 이번 비대위 존립이유도 거기 있다 생각한다."
네트워크 정당과 모바일 투표는 친노 진영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2012년 두 차례 당대표 선거와 대선후보 경선에서 적용됐습니다.
이를 통해 한명숙, 이해찬, 문재인 등 친노 인사가 모두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작 논란이 있었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노 진영에 절대 유리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노 진영은 벌써부터 친노 진영이 차기 대선을 놓고 유리한 게임 룰을 만들려고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노진영은 '문-문 연대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문 위원장에게 공 사석에서 발언을 조심하라고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어제)
- "비대위가 막 출범하자마자 상당히 예민한 그런 문제 얘기되면 비대위가 비대위 구실 하기전에 전대문제를 불거지게 하니까 말조심하자 이런 얘기를 드렸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 저는 반대한다. 이미 우리는 모바일투표에 대해 반대했고 폐기를 한건다. 당에서 당을 살리자며 혁신 얘기도 하고, 잘못하면 혼란 갈등 커진다는 우려 제기하는 분도 있다. 비대위 성공하고, 당 재건 위해서는 혁신 방향과 내용, 절차를 당내에서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문희상 위원장과 문재인 비대위원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을 듯 싶기도 합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된 이후 여러차례 당내 강경파 의원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22일)
- "당 기강을 해치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대처가 따를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문 의원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 당을 나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갈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는 발언은 상당히 수위가 높습니다.
그리고 그 경고를 보낸 10명의 강경파 의원들 가운데는 모르긴 몰라도 친노계 의원이 여럿 있을 겁니다.
이는 문희상 위원장과 문재인 비대위원간 갈등의 잠재적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문희상, 문재인 아직은 동지적 관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편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무성과 최경환, 문희상과 문재인. 서로 불편해진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또 친해질테니까요.
그게 정치이니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크게는 국민을 상대하는 것이지만, 좁게는 내 옆에 있는 동지 또는 경쟁자를 상대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시시각각 관계가 변합니다.
그래서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정부의 탄생을 위해 같이 고생했던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금은 묘한 라이벌 관계로 변한 듯합니다.
어제 최경환 부총리는 세법 개정안과 예산안 간담회를 마친 뒤 김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아이고 대표님"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아이고 혼자 오는지 알았는데 기자들 몰고왔어. 일로와 (옆으로 당기면서)가뜩이나 싸워쌌는다고하는데 안싸운단걸 보여줘야지."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하하하 우리 뽀뽀나 한번 하실까요"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됐나. 또 설전이라고 쓰지마라잉"
김 대표는 회동 도중에도 수차례 기자들에게 또 설전이라고 쓰지 마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바람과 달리 언론들은 오늘도 역시 '신경전', '뼈있는 농담'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다뤘습니다.
국가부채와 재정건전성 문제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낸 겁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좀 더 들어볼까요?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정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어차피 막아나아가야할 여러가지 연기금이라든지 공기업부채는 포함돼야한다고 생각하는거지요."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그래서 대표님 걱정해주신대로 정부에서도 그런 기준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근데 계산에서 빠졌잖아."
▶ 인터뷰 : 최경환 / 경제 부총리
- "근데 기준이 국제적인 기준은 말씀올린데로 일반 정부 재정(만)..."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국제기준은 상황이 다른데 국제 기준이 어딨어"
당정 협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시각차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남다르게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누구나 다 아는 차기 대권주자입니다.
언제가 때가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혹여 김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됐을 때 국가부채를 포함한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최경환 부총리는 누구나 다 아는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입니다.
차기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더 큰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활성화에 성공한다면 최 부총리는 단숨에 차기 대권후보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동지일까요? 경쟁자일까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관계에 대해서도 당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지 이틀 만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희상 위원장이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 진영이 주장해왔던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발단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연합 비대위원(22일)
- "정당혁신과 정치혁신은 제가 정치하는 목적이다. 그리고 비대위에 참여한 이유다. 저는 거기에 저의 정치생명 걸겠다. 이번 비대위 존립이유도 거기 있다 생각한다."
네트워크 정당과 모바일 투표는 친노 진영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2012년 두 차례 당대표 선거와 대선후보 경선에서 적용됐습니다.
이를 통해 한명숙, 이해찬, 문재인 등 친노 인사가 모두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작 논란이 있었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노 진영에 절대 유리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노 진영은 벌써부터 친노 진영이 차기 대선을 놓고 유리한 게임 룰을 만들려고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노진영은 '문-문 연대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문 위원장에게 공 사석에서 발언을 조심하라고 말씀드렸다'고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지원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어제)
- "비대위가 막 출범하자마자 상당히 예민한 그런 문제 얘기되면 비대위가 비대위 구실 하기전에 전대문제를 불거지게 하니까 말조심하자 이런 얘기를 드렸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 저는 반대한다. 이미 우리는 모바일투표에 대해 반대했고 폐기를 한건다. 당에서 당을 살리자며 혁신 얘기도 하고, 잘못하면 혼란 갈등 커진다는 우려 제기하는 분도 있다. 비대위 성공하고, 당 재건 위해서는 혁신 방향과 내용, 절차를 당내에서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문희상 위원장과 문재인 비대위원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을 듯 싶기도 합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된 이후 여러차례 당내 강경파 의원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문희상 /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22일)
- "당 기강을 해치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대처가 따를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문 의원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 당을 나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갈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는 발언은 상당히 수위가 높습니다.
그리고 그 경고를 보낸 10명의 강경파 의원들 가운데는 모르긴 몰라도 친노계 의원이 여럿 있을 겁니다.
이는 문희상 위원장과 문재인 비대위원간 갈등의 잠재적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문희상, 문재인 아직은 동지적 관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편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무성과 최경환, 문희상과 문재인. 서로 불편해진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또 친해질테니까요.
그게 정치이니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