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축제, 주점 호객행위…메이드부터 기생까지 '컨셉 눈살'
입력 2014-09-22 11:31 
'대학축제' '대학축제' / 사진=MBN
'대학축제' '대학축제'



대학축제, 주점 호객행위…메이드부터 기생까지 '컨셉 눈살'

요즘 가을축제가 한창인 대학교 교정은 주점으로 변했습니다.

곳곳에 마련된 천막에서 학생들은 단체로 옷을 맞춰입고 손님을 맞았습니다. 일부 여학생들이 핫팬츠에 가슴이 드러나는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호객행위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이 입은 핫팬츠는 엉덩이만 겨우 가리는 정도 였습니다. 여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홍보 팻말에는 '오빠, ○○주점 빨개요'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황진이'를 콘셉트로 한 주점도 있었습니다. 여학생들은 속옷 끈이 그대로 보이는 망사 저고리에 과거 기생을 연상케 하는 한복 치마를 입은 채 주문을 받고 술과 안주를 날랐습니다. 주점 내부는 '홍등'으로 꾸며졌습니다.


황진이 주점을 준비한 예술학부 소속 A씨는 "이 콘셉트는 예대에서 5∼6년간 매년 해오던 것으로 선배들이 정해준 것을 후배들이 그대로 따르는 것일 뿐"이라며 "교수님들이 복장 등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모두 똑같은 주점들 사이에서 튀어 보이고 매상도 오르려면 독특함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승무원을 콘셉트로 한 주점에서도 하이힐을 신고 몸에 딱 달라붙는 미니스커트, 가슴골이 노출된 흰색 셔츠를 입은 여대생들이 서빙을 했습니다.

노출이 심한 의상이나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주점 앞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이 학교 물리학부 이모씨는 "1년에 한 번 있는 축제에서 이 정도 표현의 자유는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자유로워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성 상품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남자친구와 함께 축제를 찾았다는 타교생 김모씨는 "기생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같은 여성으로서 민망했다"며 "대학축제 주점에서조차 여성의 성이 상품화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축제' '대학축제' / 사진=연합뉴스


24일부터 축제를 하는 숙명여대도 미술대학의 한 학과가 속옷이 보이는 짧은 치마를 입은 메이드가 엉덩이를 내민 모습을 그린 포스터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조한혜정 명예교수는 22일 "요즘 세대는 음악과 포르노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걸 그룹의 춤과 노래를 보고 자라면서 매력적으로만 생각할 뿐 문제의식은 없다"며 "선정적인 캠퍼스 주점도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게 쿨하고 멋지다는 경쟁·성과주의 세태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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