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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금연 결심, 이 배우 보면 무너진다
입력 2014-09-19 10:30  | 수정 2014-09-19 11:4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인턴기자]
정부의 담뱃값 인상 대책을 접한 고태경(가명) 씨는 금연을 결심했다. 늘 작심삼일에 그치던 때와는 달라지기로 했다.
하지만 복병을 만났다. 영화 속 멋진 배우의 흡연 장면을 보고 욕구를 참지 못한 것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타짜2 속 배우들을 보자 마음이 동했다. 결국 영화 관람 도중 밖으로 나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 주, 일상으로 복귀하며 흡연자로 돌아간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영화 ‘타짜2 때문이다. 도박판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담배다.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한시도 담배를 입에서 떼지 않는다. 영화관의 풍성한 사운드로 불 붙이는 소리가 자작자작 들리면 욕구를 더 부추긴다.
특히 ‘타짜2에서 최승현은 멋진 외모로 남자의 로맨스를 건드렸다. 반항아의 상징인 청재킷을 입고 깃을 세운 채 한 모금. 멋진 수트 패션으로 야경을 바라보며 두 모금. 최고의 미녀 우사장(이하늬)과 함께 세 모금. 화투를 치며 맥주와 함께 깊이 들이 마시는 담배 연기를 보며 흡연 욕구가 생겼다면 당신의 금연은 이미 실패다.

담배가 빠질 수 없는 곳이 또 있다. 조직의 세계다. 이 분야 최고는 박성웅이다. 그는 영화 ‘신세계에서 많은 유행어를 남겼다. 그 중에서도 어이, 거기 누구 담배 있으면 하나만 줘라. 뭐,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곧 하늘로 떠날 그의 운명이 공중으로 흩어지는 담배 연기처럼 희미해 보여 왠지 모를 아련함을 남겼다.
케이블 채널에서 ‘신세계 방영이 많으니 야밤에 TV를 보다가 흡연 충동에 사로잡히면 안 될 일이겠다. 함께 등장하는 황정민도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연기자라서 더 조심해야 할 터다.
이 외에도 영화 ‘친구의 장동건과 유오성, ‘범죄와의 전쟁 속 하정우가 애연가들의 욕구에 불을 지핀 주범(?)들이다. 특히 ‘먹방 연기 최고봉으로 꼽히는 하정우가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배우다. 영화 ‘추격자 ‘범죄와의 전쟁 ‘황해 ‘더 테러 라이브 등을 통해 수많은 금연 실패자들을 양산했을 법 하다.
오는 10월 개봉을 앞둔 영화 ‘마담 뺑덕의 정우성은 이번 작품을 위해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다”고 밝혔다. 금연 중인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정우성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본다면, 금연 의지를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 과거 영화 ‘비트에서 말보로 레드와 지포라이터로 많은 이들의 청춘을 불태우게 했던 정우성의 모습이 떠오른다.
혹자는 영화 속 장면 때문에 금연에 실패한다는 건 구차한 변명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금연은 어려운 일이다.
최근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라오스 편에서 갑자기 출국하게 된 배우 손호준이 생필품도 포기한 채 담배 한 갑만 사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금치 못했다. 개인적으로 금연 중인 입장에서 공감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바람에서 불량한 고등학생 역할을 맡아 담배 연기를 뿜어대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기에, 그가 담배 한 갑을 구걸하는 장면이 더욱 예능답기도 했다. 문득 손호준은 귀국길에 면세점에 들러 담배를 샀을지 궁금해진다.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참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혹 영화 속 흡연 장면을 마주하더라도 욕구를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멋진 배우들의 사례를 훑어봤지만 그들은 정말 ‘멋진 배우일 뿐이다.
1950년대부터 30여년 간 활동했던 미국 배우 찰스 램은 담배여, 그대 때문이라면 죽음 이외에는 나는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고 했다. 그렇지만 담배의 백해무익함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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