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얼굴만 한 혹을 평생 달고 사는, 네팔의 척박한 의료현실
입력 2014-09-18 19:30  | 수정 2014-09-18 21:52
【 앵커멘트 】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를 병풍처럼 두른 네팔, 전 세계 산악인들에게 '꿈' 그 자체인 곳인데요.
정작 이곳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변변찮은 약조차 찾을 수 없어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메디컬 원아시아 의료봉사단의 네팔 의료봉사 현장을 최은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네팔 남부의 작은 마을.

한국에서 의사들이 온다는 소식에 전날 밤부터 모여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사트타비
- "어제 와서 여기서 자고 새벽 5시부터 줄 섰는데도 번호표를 못 받았어요."

병원이 처음인 사람들, 소화기 내시경에 초음파 영상장비까지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체트바두
- "위 내시경을 처음 해봤는데,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많은 환자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한 여성, 턱밑에 얼굴 만한 혹이 달렸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위태위태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의사를 만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풀마야 마지
- "이것만 없으면 물동이도 편하게 나르고, 잠도 실컷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도 흔한 갑상선 결절, 떼어버리면 그만인데 이렇게 클 때까지 내버려둘 수밖에 없을 정도로 네팔의 의료현실은 척박합니다.

잔뜩 겁먹은 얼굴로 보호자도 없이 앉아있는 남자아이.

양쪽 턱밑이 단단하게 부어오르며 얼굴이 세모꼴로 변했습니다.

"아 음, 아프지 않아 여기?"

▶ 인터뷰 : 정종우 /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양쪽이 저렇게 된 경우는 본 적이 없어요. 대게 종양이 있거나 커지더라도 한쪽이 커지는데."

한국 의사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혼자 40km를 달려 찾아온 이 꼬마에겐 이곳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 인터뷰 : 비노드 바디
- "네팔 병원에도 가봤는데, 치료가 안 된대요."

중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아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매경미디어그룹과 서울아산병원이 '메디컬 원아시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일간 진료한 인원만 1,876명.

이들 중 일부를 한국으로 데려와 새 삶을 선물해줄 계획입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네팔 가우리바스)
- "작은 관심과 나눔이 메마른 땅을 희망의 숲으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네팔 가우리바스에서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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