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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깐깐해진 금융당국 "투자위험 제대로 써라"
입력 2014-09-17 16:15 

[본 기사는 09월 14일(15: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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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위험을 다시 써라.'
회사채 시장에서 금융감독원이 깐깐해졌다. 특히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새로운 투자상품이 공모형으로 발행되는 경우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에게 투자 위험을 더욱 상세히 기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수요예측이 끝난 이후에도 이같은 정정 요구를 받아 회사채 설명서(증권신고서)에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을 보강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6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청약을 앞두고 지난 주 후반에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회사채 투자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했다.
이 회사채는 앞서 지난 3일 이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을 이미 마무리했다. 총 2000억원 규모로 모집하는 수요예측에 330억원만 규모 기관 자금이 청약을 신청하는 데 그쳐 미달 기록을 냈다.
수요예측이 끝난 이후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는 것은 흔한 사례는 아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험사 연기금 등 전문투자자 투자가 어려운 채권들은 청약 이후 리테일(개인)로 팔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 당국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위험 추가 기재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투자위험 정정 공시 사항을 보면 발행사가 밝히기 쉽지 않은 민감한 부분이 다수 언급된다.

대한항공이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올해 초 계열사인 한진해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한 이후 2500억원 규모 자금지원(자금 대여), 4000억원 규모 출자(유상증자) 사실과 당분간 자금지원 계획이 없다는 내용만 기재돼 있다.
정정 증권신고서에는 한진해운 누적 순손실 규모가 2조5314억원에 달하며 이 중 3년 연속 누적된 손실 7000억원 가운데 2000~2500억원 규모 손실은 대한항공 손익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인수가 재무부담 뿐만 아니라 앞으로 손익에도 큰 영향이 있다"며 "인수한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이 1307%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향후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JB금융지주 공모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에 대해서도 증권신고서에 투자 위험 추가 기재를 강도 높게 요구했다. JB금융지주 코코본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행되는 형태이다 보니 투자를 고려하는 개인투자자에게 투자위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외에도 두산건설 전환사채(CB)와 (주)한화 공모 회사채, 이랜드리테일 공모 회사채, 쌍용양회공업 등도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투자위험에 대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GS건설은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누락하고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감독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 증권업계가 느끼는 회사채 감독 강도는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감독당국이 개인투자자 보호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공모형 채권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채권은 주식에 비해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속성을 무시하고 감독당국이 투자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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