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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마녀’ 여성스런 박주희가 그린 섬뜩한 오피스 괴담
입력 2014-09-17 09:44 
사진=천정환 기자/ 디자인=이주영
사악한 건 감춰도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이에요”
깐깐한 팀장 이선(나수윤 분)은 신입사원 세영(박주희 분)의 보고서를 보고 홧김에 손가락 하나를 건 내기를 한다. 당돌한 세영과 까칠 이선의 때 아닌 대결(?)이 시작되고, 덜컥 내기를 수락한 이선은 오피스 내 떠도는 세영의 소문을 듣고 오싹함을 느낀다. 마침내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제 때 일을 마친 세영은 한 손에는 서류를 다른 한 손에는 가위를 든 채 이선과 마주한다. 알면 알수록 섬뜩하고 괴기스러운 신입사원 세영. 그녀에게 가려진 진짜 진실은? / ‘마녀


[MBN스타 여수정 기자] 가녀리고 여성스럽지만 한편으론 차가워 보이거나 도도해 보인다. 때문에 공포영화 ‘마녀 속 살벌한 신입사원 세영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배우 박주희의 첫인상을 요약하자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영 그 자체다. 물론 연출을 맡은 유영선 감독이 세영 역에 박주희를 점찍어두고 캐릭터를 만들었다곤 했지만 이처럼 잘 묘사할 순 없다. 그만큼 영화 속 박주희의 연기는 살벌하고 또 섬뜩하다.

엄청난 고음을 선보이거나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크게 놀라는 등 보통의 공포영화 속 흔한 여주인공과 세영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흔한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놀라지 않은 채 관객들을 공포의 길로 안내한다. 그러니 더욱 돋보일 수밖에.

‘마녀는 내 첫 주연작이다. 첫 주연이자 공포영화이기에 출연을 고민했다기보다는 오래 전부터 유영선 감독님을 알고 있었다.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세영 이라는 캐릭터를 제작했다. 또 기존의 스타일과 다른 공포라서 무조건 참여해야지 싶었다. (웃음) 재미도 있고 대사도 독특하며 적당한 대중성도 있어 출연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보통의 공포영화처럼 소리 지르고 과장되게 연기하려 했지만 감독님이 ‘그냥 평소 네 말투대로 연기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캐릭터를 잘 소화만한다면 내 인생에서 언제 다시 만날까 싶은 작품이 될 것 같았다.”

가장 놀라운 건 영화 속에서 그렇게 살벌하게 열연한 박주희가 공포영화를 전혀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작품 안에서는 물론 포스터에서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살벌 신입사원으로 존재감을 알린다.

(나름대로의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성격은 다양하다. (웃음)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경계를 하거나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일부러 말을 툭툭 내뱉는다. 그래서인지 날 날카롭게 보는 이들도 많다. 유영선 감독님이 ‘넌 바늘같아라고 말한 적도 있다. 내 평소 모습을 보고 세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나의 시니컬하고 차가운 모습이 담겨있기에 세영 역을 연기함에 있어 어렵지는 않더라. 오히려 재미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앞을 보고있는 포스터는 첫 포스터라 기합이 들어간 상태로 촬영한 것이다. 실제로 무비꼴라쥬 사무실에서 밤 10~12시 사이에 촬영한 것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마녀는 오피스 괴담이라는 콘셉트로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압정, 가위, 칼 등 사무적인 도구로 상대를 위협하기에 더 리얼하며 흔히 볼 수 있어 그 아픔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도구들은 모두 특수소품이 아닌 실제 도구다. 물론 가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안전장치를 하긴 했지만 일부 장면에선 배우들의 피나는 열연이 빛을 보기도 했다.

촬영 중 다치지는 않았다.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는 장면에선 조금의 시도는 해봐야 그 아픔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뭉뚝하게 갈아 세게 눌렀다. 촬영 당시에는 아프지 않았는데 피멍이 들어 몇 달은 가더라. (웃음)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또 내가 실제 칼을 상대 배우 목구멍에 넣는 장면은 정말 힘들었다. 물론 목 쪽에 휴지를 넣긴 했지만 혹시 모르니. 압정은 끝을 잘라 촬영했는데 별로 안 아프더라. 리얼하게만 나오길 바랐는데 잘 나온 것 같아 신기했다. (웃음)”

피나는 열연에 이어 ‘마녀는 12회 차 촬영으로 진행돼 모두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됐다. 이에 박주희는 연기할 때는 정말 힘들지 않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2주 동안 촬영을 했다”며 혹독한(?) 촬영 스케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귀신보다 무서운 신입사원으로 스크린에 눈도장을 찍은 박주희. 그녀의 출연작 ‘거인과 두 개의 단편작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영화제에서까지 박주희의 연기력을 전파하게 됐다. 한 작품도 아닌 무려 세 작품이나 초청받았기에 엄청난 행운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출연작 덕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가게 됐다. (웃음) ‘거인에서는 윤미 역을 맡았는데 상냥한 성당 언니다. 정말 상냥함의 끝이다. (웃음) 만약 ‘마녀를 보고 ‘거인을 본다면 어색할 수도 있다. 세영은 나와 닮아 편했지만 윤미는 여성스럽기에 연기함에 있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현재 특별출연 식으로 촬영 중이며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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