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6일 세비반납 발언으로 이미 '추석 보너스 반납'을 완료한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의 발언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 마비상태를 비판하며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전날 이 최고위원이 추석 상여금 387만8400원을 반납하겠다고 '선제적으로'선언했던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우연의 일치라고는 하지만 박 대통령과 이 최고위원의 남다른 관계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을 야당 대표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명실상부한 최측근이다. 7·30 재보선 출마 직전까지도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잇따라 지내며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다.
실제 지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보수 후보로는 처음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교두보를 마련하며 국회에 복귀한 이후에도그는 사실상 '친박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뒤 사안마다 박 대통령을 엄호해 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의 '대통령 연애'발언에 대해서도 "의도되고 기획된 발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고, 야당이 세월호법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자 "엄마에게 떼 쓰는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이번에도 이 최고위원이 박 대통령의 심기를 본능적으로 헤아려 '선(先) 세비반납'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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