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강호(가명·35) 씨는 2500만원 예금을 담보로 대출 2000만원을 받았다가 어느 날 날벼락을 맞았다. 우연한 기회에 신용등급을 확인해 보니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금담보대출 직전 2등급이던 신용등급은 무려 3등급이나 강등돼 5등급에 위치해 있었다. 이씨는 "은행에 넣어둔 '내 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왜 신용등급이 하락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씨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각종 금융거래 시 높은 이자 비용 감당 등 불이익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용등급은 개인의 금융거래정보 등을 바탕으로 1~10등급까지 신용평가회사에서 평가한다. 10등급에 가까울수록 금융거래 시 이자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예금담보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개인 신용평가회사의 양대 산맥격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예금을 담보로 예금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는 예금담보대출에 대해 신용평가 시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예금담보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나 점수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실제, 나이스평가정보는 모든 신용 거래 발생 시 우선 신용 상에 부정적 요인으로 평가한다. 예금담보대출 역시 예외는 아니다.
KCB의 경우 구(舊)버전 신용평가시스템에서는 예금담보대출에 대해 나이스평가정보와 같이 신용 상에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한다. 다만, 신(新)버전에서는 예금담보대출 발생 시 신용 상에 불이익이 작용하지 않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이 KCB의 구(舊)버전 신용평가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은행 예금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상당수는 현재도 신용 상에 불이익이 우려된다.
한편, 나이스평가정보 측은 "신용등급평가 시 예금담보대출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고객 접점인 공식 콜센터에서는 "예금담보대출은 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안내하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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