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끊어진 36초 항적 "시스템 탓·사고원인 무관"

침몰 사고 당시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36초가 끊긴 것은 '시스템 탓'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한 검경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 허용범 단장은 16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 "AIS가 끊긴 것은 시스템의 한계일 뿐 사고원인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세월호 항적도 분석을 통해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오전 8시48분37초에서 49분13초 사이 36초동안 세월호 AIS가 꺼져 항적이 복원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허 단장은 "세월호 AIS가 왜 중간에 끊겼는지 의아해 미국 연안 해안경비대에 메일을 보내 의견을 물었더니 배의 신호가 연안 무선국이나 관제실에서 수시로 없어져 안 나오는 것은 통상적이며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송신주기가 1초 단위로 바뀌고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서 선박 수백척의 데이터가 진도VTS 등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데이타가 겹치거나 부딪쳐서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일각에서 사고 원인으로 제기했던 충돌이나 좌초 가능성에 대해 "항적을 보면 충돌이나 좌초가 아니라는 것이 나온다"고 부인했다.
허 단장은 "세월호가 1년 넘게 인천~제주를 계속 운항했다는 자체가 요행 중 요행이었다"면서 세월호의 불안전한 선체구조를 지적했다. 허 단장은 "세월호는 화물 과적으로 인해 복원성이 불량해 5도 이상 대각도 조타시 선체 전복 위험이 있어 큰 각도의 변침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세월호 상태를 고속버스와 비교해 설명했다. 허 단장은 "어떤 선박이든 우현이나 좌현으로 35도까지 키를 돌릴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세월호 선장이 1등 항해사에게 5도 이상 타를 쓰지 말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고 말했다. 고속버스로 치면 주행 중 운전대를 7분의 1밖에 못 돌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