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J·KB금융, 경영진 흔들리자 주가도 불안…장기적 영향 미칠까?
입력 2014-09-16 11:36 

최고경영자의 부재 등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CJ그룹과 KB금융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수월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성장 동력 발굴, 수익성 개선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의 주가는 이재현 회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지난 12일 전 거래일 대비 4.90% 하락한 17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2거래일 연속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상승했지만 '최고경영자(CEO) 위험'에 주가가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외 CJ 제일제당도 12일 1.91%, CJ 오쇼핑은 2.15% 하락했다. CJ E&M은 한 연예기획사와의 불법 거래 의혹설까지 겹치면서 전 거래일인 15일 6.33% 폭락한 후 보합권에서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회장이 실형을 받으면서 CJ그룹에 대해 신규 투자가 얼어붙는 등 기업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법원이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에게 선고한 만큼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CJ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 집행하지 못한 투자금은 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이중 35%를 집행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등에 투자를 늘려온 상황과 대비된다.
이같은 행보는 CJ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1% 줄어든 7860억원을 기록했다. 외식 사업의 핵심 자회사인 CJ 프레시웨이와 CJ 푸드빌은 올해 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문화콘텐츠 기업인 CJ E&M의 당기순손실은 19억5500만원에서 71억1700만원으로 3.5배 넘게 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EO 리스크'는 단기적인 악재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곧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의 부재는 예전부터 예견된 이슈였고 그 사이에 자회사들의 실적이 꽤 좋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CJ 제일제당이나 CJ 대한통운 등 몇몇 자회사들의 주가는 우상향 추세"라고 분석했다.
KB금융도 임영록 회장을 둘러싼 내홍을 겪으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했다. 지난 4일 4만3400원까지 올랐던 KB금융의 주가는 15일엔 3만9000원까지 떨어져 장을 마감했다.
임 회장이 금융위원회로부터 3개월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이사회도 '자진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임 회장이 "자진 사퇴는 없으며 행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여서 사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다음달 초 금융당국의 심사를 앞두고 있는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 또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회사 평판 하락 등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의 임 회장에 대한 징계가 금융감독원의 징계수준보다 높게 결정되면서 감독 당국과 KB금융의 마찰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배구조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며 "하반기 실적에 일부 차질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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