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저가 공세에 기술력까지…한국 위협"

"중국 철강, 저가 공세에 기술력까지…한국 위협"



중국 철강산업이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까지 앞세워 한국 철강업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저가 물량 공세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철강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의 '중국 철강산업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수출 물량은 2013년 6천234만t으로 전년보다 11.9% 증가했습니다.

2009년과 비교하면 2.5배 늘어난 규모입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4천101만t으로 작년 동기보다 33.6% 불어났습니다.

작년 수출액은 534억8천만 달러로 3.4%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수출 물량 증가율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저가 수출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컨대 봉강·선재류의 t당 수출가격은 605달러로 13% 떨어졌습니다.

중국산 철강의 최대 고객은 한국이다. 중국의 철강 수출 가운데 한국에 대한 비중(금액 기준)은 지난해 13.0%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5.1%), 대만(4.2%), 인도(3.2%), 홍콩(2.7%) 등의 순이였습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철강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3.2%로 작년 동기보다 3.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국내 철강시장을 교란시켜 우리 업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저가 철강 수출로 태국, 말레이시아, 브라질, 미국 등 세계 각국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 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40건으로 작년 연간 건수인 25건을 크게 넘어섰다. 우리나라 무역위원회도 최근 중국산 H형강의 덤핑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은 한국 철강업계에 더 큰 위협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무역협회는 분석했습니다.

중국철강협회 소속 88개사의 올해 1∼5월 조강 생산량은 2억6천497만t으로 작년 동기보다 3.0% 증가했지만 세전 이익은 17억5천만 위안으로 46.6% 급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연내에 총 철강 생산능력의 2.7%를 차지하는 2천700만t의 생산 설비를 비롯해 2017년까지 총 1억t의 설비를 폐쇄할 계획입니다. 과잉 설비 해소, 적자기업 합병이나 매각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중국 철강업계는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정밀 판금 등 고급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있습니다.

송형근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중국 철강기업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유해 우리 기업에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해 최근 에너지와 자동차 산업에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