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원, 김동진 부장판사 비판글 직권 삭제…이유 보니 '깜짝'
입력 2014-09-12 17:42 
'김동진' '김동진 부장판사' / 사진= MBN
대법원, 김동진 부장판사 비판글 직권 삭제…이유 보니 '깜짝'


'김동진 부장판사' '김동진'

대법원이 김동진 부장판사의 글을 직권으로 삭제 조치했습니다.

대법원은 12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을 강하게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의 글을 직권으로 삭제 조치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동진 부장판사 글 삭제에 대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정치적 중립성 침해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될 경우 삭제할 수 있다는 코트넷 운영지침에 따라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또한 김동진 부장판사가 다른 법관이 담당한 사건에 대해 공개 논평을 금지토록 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권고 의견을 따르지 않았고, 법관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앞서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7시쯤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재판장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따라 정말 선거개입의 목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선거개입과 관련이 없는 정치개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이것은 궤변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인가, 아니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입신영달을 위해 사심을 담아 쓴 판결인가"라고 묻고서 "나는 후자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대선에서 여당과 야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며 "나를 좌익판사라 매도하지 말라. 다만 판사로서 법치주의 몰락에 관해 말하고자 할 뿐"이라고 글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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