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찬성 결과 나오면 "전 세계에 파장"
입력 2014-09-09 09:03  | 수정 2014-09-09 09:17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사진=MBN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찬성 결과 나오면 "전 세계에 파장"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스코틀랜드와 영국 연방의 운명이 걸린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16세 이상 주민은 18일 자신들의 미래를 직접 결정하는 역사적인 투표에 나섭니다.

410만명에 이르는 유권자들은 '스코틀랜드는 독립국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문항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던져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도비니다.

중앙정부는 주민투표 부결에 자신감을 보여왔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분리독립 찬성여론이 늘어나는 흐름에 초조한 기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안 통과되는 일이 벌어지면 영국은 극심한 격동에 빠져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가 연방에서 분리되면 국토면적은 3분의 1로 줄어들고, 북해유전 등 천연자원의 손실도 불가피해진다. 웨일스와 콘월 등으로 분리독립 요구가 확산해 미니 국가로 위상이 추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따릅니다.

스코틀랜드로서는 이번 주민투표는 1707년 잉글랜드에 병합된 이후 307년 만에 분리독립의 꿈을 이룰 기회입니다.

하지만 독립 열망론의 한쪽에서는 영국과의 결별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오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유권자들의 불안감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투표운동이 가열되는 가운데 잉글랜드를 비롯한 투표에 나서는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역의 기류는 여전히 영연방이 쪼개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 쪽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때 분리독립을 둘러싸고 22% 포인트 이상 반대여론에 뒤처졌던 찬성여론은 6일 발표된 한 조사에서 처음으로 전세를 뒤집어 접전을 예고했습니다.

영국의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이달 2~5일 실시한 스코틀랜드 주민대상 여론조사에서 독립 찬성은 51%, 반대는 49%의 결과가 나와 지지율이 역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분리독립 주민투표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독립 지지 의견이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8일 거행되는 주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안이 통과되는 이변이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는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부동층의 분리독립 지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유고브는 투표 의향을 새로 밝힌 부동층 유권자 3명 중 2명은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유권자 410만명 가운데 아직 투표 의향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40만명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10대 유권자의 표심도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꼽힙니다. 이번 투표는 선거연령이 기존의 18세에서 16세로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10대 유권자는 2011년 스코틀랜드 총선 때보다 6만명 증가해 이번 투표 전에서는 미지의 영역으로 떠올랐습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독립에 대한 투표성향은 젊은 층일수록 찬성의견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투표율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번 투표에는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 평소 60%대에 머물렀던 투표율이 80%를 넘나들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영향력이 큰 전국정당인 노동당 지지층의 35%인 20만명 정도가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조사도 이런 분위기를 북돋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스코틀랜드 주민투표에 개입을 자제하던 노동당이 분리독립 반대운동에 나서면서 선거전은 또 다른 양상을 맞고 있습니다.

노동당은 영국 하원에서 59석을 차지하는 스코틀랜드가 사라지면 40석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전·현직 지도부가 반대운동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분리독립안이 부결되면 노동당이 재집권해 스코틀랜드자치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이달 들어 선거운동 지원을 본격화했으며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는 에드 밀리밴드 당수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스코틀랜드에서 총력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독립여론 분출의 원인을 보수당 연립정부의 무능으로 돌리며 투표가 부결되면 곧바로 중앙의회 차원에서 자치권 확대 논의에 돌입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의회와 함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조세권과 예산권까지 이양하는 획기적인 자치권 확대 일정을 공약해 막판 표심 결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모리의 마크 디플리 연구이사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선례가 없는 이벤트여서 의외의 결과가 펼쳐질 수 있다"고 투표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의 선거전문가 존 커티스 교수는 "영국을 비롯한 모든 세계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독립안 부결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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