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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최승준의 발견, LG의 씁쓸한 소득
입력 2014-09-06 20:59 
LG 트윈스의 거포 유망주 최승준.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한 수는 절묘했다. 한화 이글스 좌완 선발 유창식을 잡기 위해 준비한 ‘2군 거포 최승준의 파격 카드는 통했다. 그러나 결과는 씁쓸했다.
최승준은 6일 대전 한화전에 깜짝 선발 출장했다. 9월 확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최승준은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적응 훈련을 한 뒤 이날 투수 최동환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말 그대로 ‘유창식 킬러 역할이었다. 우타 거포인 최승준은 좌완 선발 유창식을 겨냥한 승부수였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LG는 최승준의 2타점 2루타로 유창식을 무너뜨렸다. 최승준은 유창식 킬러 임무를 완수한 뒤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최승준은 2회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 2사 2루 찬스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1군 무대에 대한 긴장감에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최승준은 2-2인 5회 2사 1, 2루 찬스서 확실한 한 방을 터뜨렸다. 유창식의 초구를 노려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1군 첫 타점 기록이었다.
최승준은 자신의 역할을 해낸 뒤 곧바로 대주자 김용의와 교체됐다. 유창식은 결국 5회까지 10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6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이날 최승준의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은 팀의 5-9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LG는 4-3인 7회에만 대량 5점을 헌납했고, 8회 김태균의 쐐기포에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4위 굳히기에 실패한 뼈아픈 패배.
LG의 유일한 소득은 거포 가능성을 확인한 최승준의 발견뿐이었다. 타선에서 절묘한 한 수를 뒀던 양상문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의 아쉬움을 남기며 웃지 못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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