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불안’ LG, ‘리오단 과신’이 부른 참패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불펜 조기 투입은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승부수다. 철저한 계산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양 감독이 불펜을 아꼈다. 잠실 라이벌전 불펜 과부하 영향도 있었다. 4위를 굳힐 수 있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 결국 에이스에 대한 과신이 뼈아픈 참패를 불렀다.
LG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9로 역전패를 당했다. 4-3으로 앞선 7회말 마운드가 무너지며 대량 5실점을 기록했다. 1점차 리드의 살얼음판 승부서 최악의 컨디션을 보인 선발투수 코리 리오단의 교체 타이밍이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LG가 4위를 굳힐 수 있는 기회였다. 에이스 리오단의 선발 등판. 한화전 필승카드였다. 올 시즌 8승9패에 머물고 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3.74로 4위. 특히 한화전에 강했다. 시즌 3경기 선발 등판해 22이닝을 소화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 한화전서는 9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완투패를 당했다.
기대와는 달랐다. 리오단은 이날 불안했다. 경기 내내 흔들렸다.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올 시즌 28개의 볼넷만 허용했던 리오단은 4회까지 무려 4개의 볼넷을 내줬다. 올 시즌 최다 볼넷. 2회 선제 홈런 두 방도 얻어맞았다.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최악의 날. 그러나 리오단은 6회 첫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등 실점을 최소화시키며 힘겹게 이닝을 끌고 갔다. 6회까지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뒀다. 투구수는 97개.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리오단은 4-3으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악수였다. 리오단은 선두 송광민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김태균에게 좌중간 동점 2루타를 허용했다. 리오단은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정찬헌에게 넘겼다. 정찬헌마저 김태완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해 4-5로 뒤집혔다.
이후 LG 불펜은 와르르 무너졌다. 정찬헌이 볼넷을 남발하며 3실점으로 7회에만 대량 5점을 내줬다. 4-8인 8회 김선규가 김태균에게 쐐기 솔로포를 얻어맞으며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했다. 5점차로 벌어진 9회 이병규(7번)의 솔로포도 큰 의미가 없었다.
리오단은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2홈런) 4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10패(8승)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LG는 이날 패배로 4위 굳히기도 실패했다. 두산 베어스가 SK 와이번스에 2-7로 져 3경기차로 벌릴 수 있는 기회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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