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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치열한 수목극 전쟁…진정한 윈윈효과 누렸다
입력 2014-09-05 11:39 
[MBN스타 남우정 기자] 치열했던 수목극 전쟁이 끝났다. 시청률로 인한 승패는 결정됐지만 작품 자체로는 패자는 없었다.

4일,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와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소 늦게 시작했던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11일 종영하며 치열했던 수목극 전쟁은 다음 타자들에게 넘어갔다.

올 여름 수목극들은 누구 하나 앞으로 치고 나간 작품은 없었지만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로 시청들의 입맛을 챙겼다.

가장 많은 횟수로 동시간대 1위를 지켰던 ‘조선총잡이는 개화기 당시, 혼란의 시기였던 조선을 구해낸 민중 영웅인 박윤강(이준기 분)의 삶을 그려냈다.

칼이 아닌 총으로 싸우는 민중 영웅이라는 소재가 신선했으며 김정민 PD가 만들어낸 화려한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히어로물에 특화된 배우인 이준기는 자유자재로 총을 돌리며 새로운 사극 액션을 선보였다.

시청률은 물론 작품 자체로도 호평을 받은 ‘조선총잡이는 복수극이 끝이 아닌 민중의 영웅으로 변화하는 박윤강의 모습을 세심하게 표현하기 위해 2회 연장하기도 했다.

‘운널사는 수목극 중 가장 기대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괜찮아 사랑이야가 스타 작가에 캐스팅까지 화려함을 자랑했고 ‘조선총잡이는 한류 스타인 이준기의 복귀작이었다. 반면 ‘운널사는 국내에서 생소한 대만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스토리도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뻔하디 뻔한 스토리를 살려놓은 것은 이동윤 PD의 연출력이다. 극의 전개상 꼭 필요한 베드신을 떡방아 찧는 모습으로 형상화 해 웃음과 동시에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헤어진 후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미영(장나라 분)에게 문자를 보내는 이건(장혁 분)의 모습이나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OST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과 장나라의 케미도 빛났다. 장혁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혼신의 코믹 연기를 펼쳤으며 장나라는 착하고 사랑스러운 김미영을 만나 연기자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노희경 작가가 집필을 결정할 때부터 기대를 모은 화제작이다. 여기에 조인성과 공효진까지 가세했으니 잘 될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비록 지상파 3사 중 동시간대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청률 차이가 크지 않고 화제성은 시청률 못지 않게 뛰어나다.

항상 인간 내면의 슬픔을 이야기했던 노희경 작가가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신기했지만 정신과 의사 해수(공효진 분)과 추리소설 작가 재열(조인성 뿐)의 달달하고 아슬아슬한 성인 로맨스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다. 각자 개개인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인물들의 상처를 공개하고 이를 치유하면서 안방극장에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다.

세 드라마는 장르도 다르고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그랬기에 동시에 방송됐을 때 더 빛이 났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조선총잡이의 시청률이 11%대였지만 2위인 ‘운널사, 3위인 ‘괜찮아 사랑이야와 차이는 크지 않다. 세 드라마의 시청률을 다 합치면 30% 정도다.

현재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막장 드라마가 30%를 돌파하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절대 승자가 없고 고만고만한 성적이지만 드라마의 성장을 생각한다면 값진 수치다. 진짜 시청자들이 본인의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골라봤다는 이야기고 좋은 작품들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기도 하다. 대박 작품은 없지만 세 드라마는 선의의 경쟁을 하며 좋은 작품을 만드었다. 진정한 윈윈(WIN-WIN)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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