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로 여심을 사로잡은 남성이 있습니다. 바로 패션 액세서리 전문 업체인 (주)레드아이의 황순학 대표입니다. 여성의 심리를 꿰뚫는 섬세한 감각으로 그는 33세의 젊은 나이에 연매출 240억 원을 번 CEO가 되었습니다. 법인 설립 3년 만에 전국 매장 88개를 세우며 액세서리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황순학 대표! 그가 이러한 성공을 거두기까지 어떤 비결이 있었는지 그를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Q. 남성 CEO가 여성 액세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데요? 현재 회사 규모가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현재 저희 ‘레드아이는 본사와 가맹점을 포함해 전국에 88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어요. 2010년에 ‘(주)레드아이라고 법인을 설립했는데 바로 그 해 연매출 64억 원을 달성하고 작년에는 240억 원에 이르렀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캐주얼 액세서리 브랜드로는 거의 예외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입점에도 성공했어요. 기존의 로드샵이나 지하철 매장 외에도 새로운 상권도 꽉 잡고 있고요. 현재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을 해 있는 상태입니다.
Q. 어떻게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실 어릴 적부터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용돈을 모아 산 레코드기계로 CD를 구워서 친구들한테 팔기도 했었죠.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회로 뛰어들었어요. 일을 정말 하고 싶어서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했죠. 노점상에 음료 영업까지 정말 안 해 본 일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액세서리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회사 규모도 작고 마땅한 수익도 내지 못하는 곳이었지만 매일같이 액세서리들을 고르고 만지고 하는 게 제겐 큰 즐거움이었어요. 남자가 여자 장신구나 만지작거린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반짝이는 형형색색의 액세서리 중 더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것을 고르고 되파는 일이 제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죠.
Q. 첫 시작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텐데?
처음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지금 매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제대로 된 인테리어를 갖춰놓고 장사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왜냐하면 돈이 없었거든요. 매장 월세를 낼 돈도 없어서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매장에 일세로 계약해서 장사를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매장에는 커다란 널빤지를 깔아놓고 남대문에서 공수한 액세서리들을 그 위에 들이붓듯 늘어놓았죠. 그리고는 맨손으로 박수를 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골라, 골라.”를 외쳤어요. 매장 곳곳에는 ‘망했어요. 라고 종이를 써 붙였어요. 망해서 저렴하게 판다는 콘셉트로 굉장히 싸게 팔았죠.
Q.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처음엔 손님들이 싼 가격에 혹 해서 몰려들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지하철역이라는 상권의 한계였죠. 지하철역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항상 고정적이고 일정하잖아요. 그렇다 보니 오픈 빨로 잠깐 장사가 되긴 했지만, 길게 가진 못했어요. 그때부터 상권을 넓히기 시작했죠. 지금은 명동, 강남 등 핵심 상권에 대형 로드샵 형태로 대부분 들어가 있어요.
또 하나 그때 깨달은 것은 인테리어의 중요성이에요. 인테리어가 예쁘지 않고, 아무렇게나 널린 액세서리에서 고객들이 찾을 수 있는 ‘가치는 없다는 걸 알았어요. 단지 ‘싼 맛에 살 뿐이죠. 액세서리가 진열되어있는 진열대가 세련되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면 손님들은 상품 자체에 더 호감을 가질 수 있어요. 그때는 충분히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도 가지게 되죠. 많은 여성들이 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간단해요. 자신을 빛내주기 때문이잖아요? 액세서리는 손님들의 아름다움과 이미지, 그리고 ‘가치를 끌어올려주는 강력한 장치에요. 그렇기 때문에 매장 분위기가 어떤지,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조명이 어떤지, 액세서리가 어떻게 진열되어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해요. 가격은 그 다음의 문제죠. 그래서 지금은 인테리어에도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요. 진열대도 저희가 직접 디자인하고 있고요. 액세서리 사업을 한다고 해서 액세서리에만 투자해선 안돼요. 늘 고객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작업들이 필요하죠.
Q. 노점상에서 CEO로...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지하철역에서 장사를 하던 시절과 전국 지방을 돌면서 장사하던 때가 생각나요. 지하철역은 당시 하루 단위로 계약할 수가 있어서 돈이 없던 저에겐 참 좋은 터전이었고, 지방도 서울보다 임대료가 싸서 쉽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어쨌든 그때 일세로 지하철역 매장을 계약하면서, 서울의 모든 지하철역은 다 돌아다녔어요. 액세서리가 가득 든 보따리를 두 어깨며 팔이며 머리 위에 짊어지고..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남대문에서 물건 떼어 오고,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장사하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죠.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어서 찜질방에서 많이 잤고요. 지방에서 장사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구미, 청주, 전주 등등 안 가본 곳이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고생한 경험이 현재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인 거 같아요. 그 때의 그 패기와 근성이 아니었다면 언제 또 그 많은 지하철역과 지방을 돌아보겠어요? (웃음)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목표는 대한민국 액세서리 업계의 1등 주자가 되는 거예요. 앞으로도 상품 군을 다양하게 늘려서 고객층을 다양화 할 것입니다. 여심뿐만 아니라 남심까지 흔들어 보려고요. (웃음) 또한 지금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인데요. 그들과 손을 잡아 더 참신하고 기발한 상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액세서리 DIY샵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도전하고 성장해서 ‘레드아이를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이자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