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4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9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애플 아이폰6와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성능이나 기능이 전작 대비 얼마나 향상됐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아이폰6가 기존 아이폰보다 화면을 키워 4.7인치, 5.5인치로 나올 것이 확실시돼 갤럭시 노트 4와 일대 격전이 벌어질 양상이다. 아이폰6에 맞설 갤럭시 노트 4의 비책으로는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S펜을 앞세운 멀티윈도우 기능, 메탈 소재 채용 등이 꼽힌다.
◆안드로이드 기반 전략 스마트폰 중 첫 64비트 도입
우선 갤럭시 노트 4는 LG전자, 소니, HTC 등 주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 중에서 64비트 AP를 처음으로 채택했다. 현재 만들어진 64비트 AP는 애플의 A7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5433, 퀄컴의 스냅드래곤 410 등이 있다. 이 중 애플이 A7은 아이폰5S에만 사용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410은 64비트 기반이지만 중저가용이며 고성능 제품인 810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략 스마트폰에 걸맞는 성능을 보이는 64비트 AP는 갤럭시 노트 4에 채용된 삼성전자 엑시노스 5433이 유일하다.
사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64비트 AP를 적용해도 64비트의 성능을 누릴 수 없다. 안드로이드 4.4 버전인 킷캣이 32비트 기반 운영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등장할 예정인 안드로이드 L은 64비트를 지원하며 갤럭시 노트 4가 가장 먼저 혜택을 볼 스마트폰으로 점쳐진다.
◆전작보다 강화된 멀티윈도우 기능
갤럭시 노트 제품군 특유의 S펜과 멀티윈도우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시연회에서 공개된 멀티윈도우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S펜을 이용해 화면 크기를 마치 윈도 운영체제처럼 자유자재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앱간 데이터 공유가 자유롭고 사용도 용이하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에서 본 멋진 사진을 친구에게 보내고 싶을 때 메시지 앱을 실행시킨 뒤 페이스북 앱 크기를 줄이고 사진을 끌어다 메시지 앱에 놓기만 하면 된다. 갤럭시 노트 4의 큰 화면을 최대한 활용하기에 적합한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앱 5개를 한 화면에 배치해도 무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 화면 분할식 멀티윈도우도 S펜을 이용해 바로 전환할 수 있다.
◆갤럭시 알파 이어 두번째 메탈 소재 채용
디자인도 전작과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는 메탈 테두리 채용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중에서는 갤럭시 알파에 이어 두번째다. 삼성전자는 그간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메탈 소재를 채용하지 않았지만 갤럭시 알파를 필두로 디자인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 하에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번 갤럭시 노트 4도 테두리를 메탈로 감싸 디자인이 전작보다 한층 향상됐다.
특히 뒷면은 가죽 질감으로 마감해 메탈 테두리와 함께 품격을 끌어올렸다. 각종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사용 소감에 따르면 디자인 완성도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이다. 측면도 갤럭시 알파와 동일하게 다이아몬드 컷팅을 적용해 메탈 소재 특유의 느낌을 배가했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역전 노리나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노트 4로 상반기 갤럭시S5의 부진을 만회할 심산이다. 이번 모바일 언팩 행사를 독일, 미국, 중국 등 전세계 3국에서 동시 개최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갤럭시 노트가 그간 갤럭시S, 갤럭시 노트의 쌍두마차 중 하나에서 명실공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전략 스마트폰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취지다.
특히 일주일 뒤 공개될 애플 아이폰6가 기존 아이폰보다 화면을 대폭 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간 안전지대로 분류된 갤럭시 노트 제품군도 잠식이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6가 4.7인치, 5.5인치로 나옴에 따라 5.7인치 크기인 갤럭시 노트 제품군 사용자들도 아이폰6로 전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갤럭시 노트 4가 전작과 대등한 11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려면 하반기 좀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야 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현 상황이다. 일주일 뒤 아이폰6가 공개된 뒤 두 제품의 경쟁이 보일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