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사철마다 부하 상대 `갑질`한 한전 고위 간부
입력 2014-09-04 15:57 

인사철마다 부하직원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며 돈과 접대를 받아온 한국전력 고위간부가 구속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부하직원들로부터 신입사원 채용이나 승진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주고 수천만원대 금품과 향응을 받아챙긴 혐의로 한국전력 전 본부장 급 간부 현 모씨(55)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한전의 인사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사실과 비서실 등을 거쳐온 현씨는 2012년 12월 모 지사장 박 모씨(56)으로부터 승진과 보직변경에 대한 대가로 900만원을 받는 등 2009년말부터 올해 2월까지 인사청탁 대가로 직원 6명에게 9차례에 걸쳐 총 23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현씨는 2011년 1월 한전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는 직원의 조카를 합격시켜주고 2500만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청탁을 한 직원 대부분이 승진하거나 원하는 자리로 옮겼다"고 전했다.
현씨는 또 2009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한전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로부터 업무처리에 편의를 주는 대가로 6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범행을 숨기려고 누나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송금받거나 현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씨에게 뇌물을 준 직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0명은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씨의 '갑질'은 승진한 직원에게서 강남 룸살롱 접대를 받다 국무조정실의 암행 감찰에 걸리면서 막을 내렸다. 그는 지난 2월 삼성동의 한 룸살롱에서 한전 인사처 관계자와 함께 최근 지역 지사장으로 승진한 직원 이모씨로부터 310여만원 어치의 접대를 받고 나오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점검단에 적발됐다. 이를 통보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씨는 지난 6월 해임됐다.
[김명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