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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故 은비의 애련한 당부 ‘아임 파인 땡큐’
입력 2014-09-04 13:58  | 수정 2014-09-04 14: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난 참 바보처럼 그대만 불러요. 언젠간 그대도 날 보겠죠. 한참 기다리다 눈물이 고여요.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죠. 오늘 하루만 아이 크라이(I cry). 영원히 행복하길 굿바이(Good bye). 가끔은 내 생각에 웃어도 좋아. 아임 파인 땡큐(I'm fine thank you).'
팬들의 사랑이 그리웠던 것일까. 신인 걸그룹의 비애도 있었을 테다.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그는 무대에 서는 것이 마냥 행복했다. 늘 웃던 그였다.
'음악 차트 1위'라는 그의 생전 소원이 하늘나라에 가서야 이뤄졌다. 마치 작별을 예감한 듯한 레이디스코드의 1년 전 노래 '아임 파인 땡큐'가 고인이 된 은비(21·본명 고은비)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구슬프게 들리는 날이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멤버 은비가 지난 3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신을 원망케 하는 너무 아까운 나이였다. 당일 오전 1시 23분께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43km 지점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레이디스코드가 탄 승합차는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전복됐다.
은비의 입관식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안암동에 있는 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유가족의 오열과 통곡만이 가득했다. 에이핑크 B1A4 달샤벳 방탄소년단 양동근 오윤아 김완선 아이비 럼플피쉬 선우 정준 프로듀서 슈퍼창따이(김창대) 등 동료 연예인의 조문 행렬이 밤새 이어졌지만 이날 아침 빈소는 조용했다. 유가족과 소속사 몇몇 직원이 슬픔을 가누지 못한채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고인을 "아주 착한 멤버"로 추억했다. 언론과 인터뷰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다른 멤버들에 대한 칭찬을 더 많이 하던 친구였다.
레이디스코드는 추석을 앞두고 몇몇 매체와 한복 인사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기자들은 레이디스코드와 인터뷰가 끝나면 단연 마음씨가 예쁜 멤버로 은비를 꼽곤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워낙 밝고 씩씩한 아이였다"며 "팀에서도 맏이와 막내 사이 중간 다리 역할을 굉장히 잘해내던 살림꾼이었다"고 회고했다.
1992년 11월 23일 생인 은비는 이제 스물 한 살. 두 달 뒤면 스물 두 번째 생일이었다. 지난 8월 권리세의 생일을 맞아 진행된 팬 미팅 현장에서 그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고교 시절 FNC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AOA 멤버들과 함께 2년 정도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그가 현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로 옮겨 레이디스코드로 데뷔한 뒤 얻은 팬들과의 만남은 그에게 언제나 소중했다. 레이디스코드가 시나브로 인기를 끌면서 일부 극성팬들의 성화조차 그는 달갑게 맞았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 그는 '은·비·타·민'으로 불렸다.
영정 사진 속 미소를 띤 은비는 또 이렇게 노래했다. '아무일 없듯이 살아가다 보면은 혹시 나를 잊을 수도 있죠. 아주 가끔 내 생각이 나더라도 잘 있으니 걱정 말아요. 너무 보고 싶어 힘들어질 때면 바람 되어 불어주고, 가끔 저 언덕에서 내 이름 부르며 달려와 힘껏 안아주렴.'(레이디스코드 '아임 파인 땡큐' 노랫말 中)
고인의 발인은 5일 오전 이뤄진다. 시신은 서울 양재동에 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유해는 경기도 광주 분당스카이캐슬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은비의 '당부'처럼 음악 팬들은 걱정 대신 그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의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은비는 우리와 레이디스코드 곁에 항상 머물 것이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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