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포로 체험 훈련 중 특전사 하사 2명 사망…`살려달라` 외침 외면
입력 2014-09-04 10:40  | 수정 2014-09-05 11:08

'포로 체험 훈련'
포로 체험 훈련을 받던 특전사 하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오후 10시 40분께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 당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숨진 하사들은 이날 밤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포로시 행동요령 훈련'을 받던 중 사고를 당했다.
훈련은 포로로 붙잡힌 상황을 가정해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티는 식으로 진행됐다.

사망한 특전사 2명은 포로처럼 두건을 쓰고 손과 발이 묶인 상태에서 숨이 막혀 살려달라고 했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오후 9시부터 훈련을 시작해 1시간 정도 지난 10시께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이를 들은 훈련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상황 조성을 위해 소리친 것으로 생각했다고 부대 관계자가 진술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30분이 더 흐른 뒤에야 교관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23살 전 모 하사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한편 사고 당일에는 10명의 장병이 포로체험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손과 발을 포박 당한 상태로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검은 두건을 쓰고 감금됐다. 두건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통풍이 잘 안 되는 재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일 주간에 포로 체험훈련에 참여한 병력에는 두건을 씌우고 (목 쪽의)줄을 조이지 않았지만 야간 포로 체험훈련 때는 끈을 어느 정도 조인 상태였다"며 "두건을 머리에 쓴 채 포로 결박 훈련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이번 훈련을 잠정 중단하고 사고 원인과 안전조치 미흡 문제를 조사하기로 했다.
포로 체험 훈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포로 체험 훈련, 문제가 있네" "포로 체험 훈련, 안전 대책 필요해" "포로 체험 훈련, 군 사고 너무 잦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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